사망위험 20% 낮춰…“약품 공급 문제 완화에 도움 될 것”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에 이어 또 다른 스테로이드 계열 항염증제인 ‘히드로코르티손(hydrocortisone)’도 코로나19 중증환자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가 보도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이 주도한 연구팀은 덱사메타손과 히드로코르티손, 메틸프레드니솔론 등 세 종류의 스테로이드를 이용해 7건의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들 코르티코스테로이드(부신피질호르몬제) 약물 중 하나를 사용하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위험이 약 20%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중증환자 생존율은 68%로, 그렇지 않은 환자의 60%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들 약물을 쓰면 코로나19 중증환자 1000명당 87명을 더 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연구진은 “7일간 히드로코르티손 치료를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상태가 좋아질 확률이 93%에 이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영국 전역 88개 병원 환자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403명 환자를 대상으로 히드로코르티손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히드로코르티손 연구를 주도한 앤서니 고든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는 “이날 발표된 연구 결과는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코로나19 치료제에서 하나 이상의 선택지를 갖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스테로이드가 완전한 치료제가 아니라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모든 종류의 스테로이드가 환자 회복 정도를 개선했다는 것은 약품 공급 문제 완화에 있어서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메틸프레드니솔론은 비슷한 효과를 보였지만 투약한 환자 수가 적어 연구진이 결과를 확신하기에는 부족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6월 중순 옥스퍼드대 연구에서 저가 제네릭 스테로이드 소염제인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환자 사망률을 크게 낮춰준 것으로 확인되자 이 약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 승인했다.
옥스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덱사메타손을 투약한 인공호흡기 부착 환자 사망률은 그렇지 않을 때의 40%에서 28%로, 산소치료를 한 환자 사망률은 25%에서 20%로 각각 낮아졌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7월에 덱사메타손을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에 이어 두 번째 코로나19 치료제로 공식 승인했다.
이들 스테로이드 약품은 경미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없지만, 연령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중증으로 호흡 곤란에 빠진 환자들에 대해서는 폐 염증을 줄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