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붕괴 대비하라”…증시 무한질주 속 개미들에 경종

입력 2020-09-0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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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투자자들, 파생상품 활용에 신중한 견해…개미들 주목해야”

▲최근 6개월간 S&P500지수 추이. 1일(현지시간) 종가 3526.65. 출처 FT
미국 증시가 끝없는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랠리 주역인 개인 투자자들을 향해 경종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자문은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프로들은 시장 붕괴에 대비하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고 경고했다. 밸류에이션이 기업 및 경제 펀더멘털에서 멀어졌다는 우려에도 매도 포지션에 대비한 펀드 매니저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지난 5개월 동안 수그러들 줄 모르고 급증하면서, 주식만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서 안전하다고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전문 투자자들은 파생상품의 활용에 대해 신중한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과 경제의 펀더멘털이 코로나19 관련 피해에서 지속적이고 설득력 있는 회복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비 회복이 지체되고,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2주 연속 100만 건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파산자가 증가한 점을 들었다. 아울러 엘 에리언은 “이러한 단기적인 붕괴가 장기간의 깊은 상처를 남길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주식 시장은 미래에 대해 심사숙고한 베팅이라기보다는, 유동성 환경이 계속해서 우호적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확고한 신념을 반영한다”면서 “이는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엘 에리언은 파생상품 시장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렸다. 파생상품 시장도 주식시장과 표면적으로는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투자자들이 주식 랠리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최근 몇 주 동안 콜옵션에 내달렸다”고 했다. 1일에도 미국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최근 미국 주식시장은 급등했다.

주식 매수와 달리 콜옵션은 매수자가 만기일이나 그 전에 미리 정한 권리행사가격으로 대상 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로, 투자자들은 콜을 매수하면 리스크가 제한돼 자산 랠리 여지가 더 많다고 여긴다.

다만 그는 변동성지수인 VIX지수는 주가지수와 디커플링되고 있는데, 이는 시장의 큰 조정이 현실화할 경우 개인 투자자들을 더 위험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엘 에리언은 “시장이 크게 하락하려면 급격한 경기 위축이나 막대한 통화 및 재정적 실수, 시장의 디폴트(채무불이행)나 유동성 사고 등 큰 충격이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나타난다면, 특히 하강에 대한 완충제가 없는 상황에서는 시장에 추가적인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은 매우 큰 잠재적 손실에 노출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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