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일문일답] 이주열 “코로나19 악화에 따라 완화적 기조 유지”

입력 2020-08-2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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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코로나19 영향이 점차 악화됨에 따라 국내 경제 회복에 대한 전망이 나올 때까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자리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로 동결했다. 지난 5월 25bp(1bp=0.01%포인트) 인하 이후 석 달 연속 동결이다.

이 총재는 “오늘 금통위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이나, 확장적 통화 및 재정 정책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만큼 그 효과와 전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앞으로 국내 경제 회복에 대한 전망이 나올 때까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며 “이 과정에서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시장안정화 정책 효과와 이에 따른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도 주의 깊게 살필 것”이라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전망에 대해선 “지금보다 강화될 경우 국내 실물경제 회복세가 제약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주가와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성장률 하향 주요인은 무엇인지. 성장률 -2% 하락 가능성도 있나

“글로벌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고 있지 않는데다, 최근 국내에서 다시 확산이 발생했다. 그에 따라 우리 수출과 국내 소비 개선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좀 더딜 것으로 보는 게 가장 주된 조정 이유다. 다른 요인이 있다면, 2분기 수출 실적이 예상을 하회한 점, 예년보다 길었던 장마와 집중호우 등이다.”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경기충격 정도에 대해. 주식 환율 등 금융시장 상황은.

“기본 시나리오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 대응이 지금 수준일 경우로 전제했다. 현재로선 일부 조치는 이미 3단계에 육박하는 비교적 강도 높은 수준도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3단계 격상이 되더라도 구체적 내용과 그런 조치의 지속기간에 따라 파급영향이 달리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어 특정 수치로 말하긴 곤란하다. 금융시장의 경우 최근 국내 외환 시장, 주식 시장의 상황은 대체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금보다 강화될 경우, 아무래도 국내 실물경제 회복세가 제약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주가와 환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의 이번 성장률 전망치가 5월 비관시나리오 전망치(-1.8%)보다 낮은 이유는

“5월과 이달은 사실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경제 상황이 많이 다르다. 5월 비관적 전망 하에선 국제적으로 대응조치가 상당히 강화될 것을 전제로 했는데, 실제 상황을 보면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6월 각국은 이동제한 조치를 완화하는 등 대응을 했다. 5월 비관적 시나리오 하에선 각종 이동제한 조치나 방역조치가 강화될 것으로 봤던 부분이 있다. 이번 전망의 기본 시나리오와 5월의 비관 시나리오가 비슷한 점도 있으나 직접 비교는 어렵다.”

-수출 회복세에 대한 우려에 대한 평가 및 전망

“2분기 중에 수출은 상당히 부진했다.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교역의 위축에 따른 수출 수요의 급감이다. 또 하나 적잖은 이유는, 2분기 중 많은 나라에서 경제 봉쇄조치를 하면서 해외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생산활동이 중단된 점이다. 하반기 수출 규모는 상반기보다 분명 나아질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 그 규모에 대해선 주력 품목의 동향이 중요하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목의 업황이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은 걸 감안하면 상반기 보다 개선은 되겠으나 개선 정도나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물경제 충격에 있어 통화정책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에 대해

“3월 이후 금리를 큰 폭으로 내렸고 유동성을 확대 공급하는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쳤다. 완화적 통화정책 효과는 분명히 나타났다. 3월 당시 실물경제 충격과 경제 주체들 심리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컸고, 금융시장에선 신용위험이 높아지며 기업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적극적인 통화 완화정책으로 금융시장이 완화됐고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았다. 그 결과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를 하고 있다.

통화와 재정정책은 기본적으로 효과 측면에서 서로 상이하다. 서로 다른 성경이기에 무엇이 효과 있다고 단정하기엔 적절치 않다. 지금처럼 보건위기 상황 하에선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같이 금융시장 안정을 기하면서 보완적으로 집행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필요 경우 국채매입 적극 나선다는 기존 입장 변화 여부는

“국고채 발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에 따라 국고채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 국내 금융기관과 외국인들의 국고채 수요가 상당히 견조한 움직임 보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당장 수급 불균형에 따른 시장 불안 발생 가능성은 보고 있지 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겨 장기 금리 변동성이 커진다면 국고채 매입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 있다.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

-무제한RP 재개 가능성, 국채 매입 정례화, 일드 커브 컨트롤 등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선 여러가지 고려할 부분이 있다. 장기 금리의 변동성 확대 정도, 신용 스프레드 수준, 장단기 금리차, 유통시장 매매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다. 구체적 생각은 다 갖고 있다. 일드 커브 컨트롤의 경우 당장 활용한 수단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 다른 나라의 사례나 효과, 문제점 등은 연구하고 있으나 가까운 시일 내엔 생각하고 있지 않다.”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 연설 예정돼 있다. 국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금까지 어떤 것이 논의돼 왔는지에 대해 분석을 해왔고,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다. 현재 통화정책 운영체계를 바꾸면 그에 따른 효과도 있지만, 극복 과제도 많은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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