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애플 저격 “아이폰 새 운영체제 때문에 광고 매출 반 토막 날 수도”

입력 2020-08-2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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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14 사생활 보호 기능 강화…‘오디언스 네트워크’ 사업에 영향줄 듯

▲페이스북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개인정보 보호를 둘러싸고 미국 실리콘밸리의 두 거인 페이스북과 애플 간 갈등이 고조될 조짐이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날 회사 블로그에 “아이폰 등의 애플 제품에서 일부 인터넷 광고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애플의 사생활 보호 기능이 한층 강화된 운영체제 iOS14 때문에 광고 관련 매출이 절반 이상 줄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는 얼마 전 애플이 개발자들에게 배포한 iOS14 베타버전이 사생활 보호 기능을 대폭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 페이스북은 제휴처의 모바일 앱에 광고를 게재하는 ‘오디언스 네트워크’라는 인터넷 광고 기능을 이용해왔다. 이를 통해 앱에서 수집한 사용자들의 정보를 이용, 맞춤형 광고를 다른 모바일 앱에 게재함으로써 광고 수입을 올리는데,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하면서 해당 기회가 줄게 된 것이다. 페이스북은 “iOS14에서는 효과를 발휘할 수 없으며 제공하는 의미가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디언스 네트워크를 통해 현재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매달 한 차례 이상 맞춤형 광고에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오디언스 네트워크를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고 있으나 관련 매출은 적잖을 것으로 추정된다. 페이스북이 2018년 오디언스 네트워크 광고를 게재한 다른 모바일 앱에 15억 달러(약 1조7775억 원)를 낸 것을 봤을 때, 페이스북이 광고주에게서 받는 금액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짐작된다.

이 가운데 사생활 보호 기능이 대폭 강화된 애플의 새로운 운영체제는 페이스북 입장에서 전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애플의 변화 하에서 온라인 광고를 용이하게 하는 페이스북과 다른 회사들은 더 이상 사용자의 허가 없이 사람들의 광고 식별자(advertising identifier)를 수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많은 앱들은 사용자들에게 웹에서 자신들의 활동이 개인 맞춤형 광고를 목적으로 추적되길 원하는지를 의구심을 품기 시작할 것이다. 페이스북은 선택권이 주어졌을 때 많은 사용자들이 추적을 거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게임 제작사에서부터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광고를 팔기 위해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세계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 약 75%의 점유율을 가진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대해서는 “구글은 광고 식별자 취득 규칙에 여전히 변경이 없어서 페이스북의 광고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봤다.

애플은 개인정보를 ‘기본적 인권’이라고 평가해 개인정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지는 소비자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애플의 인터넷 열람 소프트웨어 ‘사파리’는 인공지능(AI) 등을 사용해 외부 기업에 의한 데이터 수집 및 개인 식별을 어렵게 하는 구조도 도입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플랫폼 정책을 변경하려면 산업계와의 대화가 중요하다”며 앱 개발자와의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iOS의 기능을 변경한 애플을 견제했다. 페이스북은 앱 배포와 수수료 부과 방식이 반경쟁적이라며 애플을 고소한 게임개발사 미국 에픽게임즈 편을 들며 애플과의 대결 구도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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