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냉전은 한 걸음 퇴보한 것…중국은 원치 않아”

입력 2020-08-26 09:13수정 2020-08-2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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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계 악화 속에서도 신냉전·디커플링 경계…이탈리아 시작으로 유럽 5개국 순방길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남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따. 로마/EPA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국은 신(新)냉전 국면이 펼쳐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왕 위원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과 회동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냉전은 한 걸음 퇴보한 것일 수 있다”면서 “중국은 결코 이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나라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국가의 국익을 해치면서까지 이것을 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미·중 관계가 연일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올해 들어 양국의 갈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에서부터 홍콩 이슈, 신장 위구르 문제,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전선을 넓히면서 격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 단절’ 가능성까지 입에 올린 상태다. 이를 두고 양국의 갈등이 사실상 신냉전 수준으로 치달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왕 위원은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냉전 등 미·중 관계의 물길을 완전히 되돌리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 경계하는 발언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전날에도 왕 위원은 “국가 간의 협력을 강제로 단절시키는 것은 부메랑처럼 결국 자기 자신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면서 “미·중은 융합하고 협력해야 하며 디커플링이나 단절, 갈등이나 대립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왕 위원은 이날 디 마이오 장관에게 중국과 유럽연합(EU)의 유대 강화, 코로나19 대응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디 마이오 장관도 중국을 주요한 전략적 파트너라 칭하면서, “두 나라가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화답했다.

한편 왕 위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해외 순방길에 올랐다. 이날부터 일주일 동안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네덜란드, 노르웨이, 프랑스, 독일 등 5개 유럽 국가를 차례로 방문한다. 중국 및 중국 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공세가 날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순방을 통해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 등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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