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선방에도 불안한 알리바바...미·중 갈등이 복병

입력 2020-08-2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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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월 매출 1538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틱톡처럼 미국 제재 대상 될까 우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본사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항저우/AP뉴시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불안한 행복’을 맛보고 있다.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으로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미국과 중국 갈등 악화가 잠재적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날 2021회계연도 1분기(4~6월) 매출액이 1538억 위안(약 26조5000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 1473억 위안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익은 전년보다 124% 급증한 475억9100만 위안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촉발된 언택트(비대면) 붐에 힘입어 각 사업 부문 성장률이 두 자릿수 이상 뛰었다. 특히 핵심 이커머스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오른 143억 달러,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매출이 59% 뛴 17억5000만 달러로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플랫폼 이용자 수도 꾸준히 증가했다. 1분기 플랫폼 전체 이용자 수는 7억4200만 명으로 전분기보다 1600만 명 늘었다. 모바일 월간 이용자 수도 전분기 대비 3% 증가한 8억7400만 명에 달했다.

마틴 가너 CCS인사이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알리바바가 매년 네덜란드 국내총생산(GDP)에 맞먹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이 정도의 성장은 대단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매출 호조에도 알리바바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바이트댄스의 ‘틱톡’과 텐센트의 ‘위챗’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다니엘 장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알리바바는 글로벌 보건 위기 뿐만 아니라 미·중 갈등 고조에 따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면서 “중국 기업을 겨냥한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잠재적 영향을 평가하고 새 규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알리바바가 미국 오프라인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그러나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하는 미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알리바바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클라우드 시장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달 초 “미국 기업들은 신뢰할 수 없는 중국 기술을 우려해야 한다”면서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에 의해 운영되는 클라우드 네트워크에 지식재산 관련 정보가 너무 많은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하며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강화를 시사했다.

이를 의식한 듯 장 CEO는 “글로벌 무역은 계속될 것이고, 어디에서나 사업을 용이하도록 지원하는 알리바바의 사업 목표는 중국과 미국 양국의 이익에 전적으로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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