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비 1조 이상 줄인 삼성전자, 웃을 수만 없는 이유

입력 2020-08-19 13:59수정 2020-08-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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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비 줄면 판매 감소… 지난 몇년간 추이보면 비례 관계

삼성전자의 마케팅비(광고선전비+판매촉진비)가 올 상반기 1조 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오프라인 마케팅 제한 등에 따른 영향이다.

마케팅비는 B2C 사업인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에 집중된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에 가장 많은 마케팅비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ㆍ모바일) 사업부는 비용 절감 효과에 힘입어 상반기 실적을 선방했지만, 웃을 수만은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마케팅비 감소는 제품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갤럭시노트20 마케팅 강화를 통해 판매량 확대에 나설 계획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 난감한 입장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19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 상반기 판매촉진비와 광고선전비로 4조2916억 원을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조5140억 원과 비교해 1조2000억 원 이상 줄어든 금액이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고 마케팅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영향이 컸다.

이는 결국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S20 시리즈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1분기 갤럭시S20 시리즈 출하량은 820만대로 전작(갤럭시S10) 대비 약 34% 감소했다. 2분기 들어서면서 출하량은 더 줄었다.

지난 몇 년간을 보면 마케팅비 감소는 갤럭시 시리즈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던 2012년 이후 연간 마케팅비는 10조 원 후반~ 12조 원 초반을 꾸준히 기록했다. 마케팅비가 가장 적었던 2012년과 2015년에도 연간 10조 9000억 원 이상이었다.

2016년 말 갤럭시노트9 단종 사태로 마케팅 비용이 크게 줄었지만, 이듬해인 2017년 무려 12조6111억 원을 마케팅 비용에 투입했고, 그해 갤럭시S8 노트8은 성공작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8년과 2019년 갤럭시 시리즈는 스마트폰 시장 침체와 함께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출시 첫해 기준 판매량은 갤럭시S9 3200만 대, 갤럭시S10 3700만 대로 갤럭시S8 3750만 대에 미치지 못했다.

노트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다. △갤럭시노트8 1030만 대 △갤럭시노트9 960만 대 △갤럭시노트10 900만 대 수준으로 해마자 주저앉았다.

영업이익을 봐도, 2017년 11조8300억 원에서 2018년 10조1700억 원, 2019년 9조270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마케팅비 역시 2018과 2019년은 11조 원 초반대로 2017년 대비 1조 원 이상 줄었다.

삼성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마케팅비를 많이 투입한 해에는 갤럭시 시리즈가 성공 가도를 달렸고, 비용이 줄면 판매가 부진했다. 마케팅 비용과 판매량은 같은 그래프를 그리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을 내놓거나 매출 성장세가 크게 올라가고 있는 기업일수록 광고·판촉비를 늘린다”며 “마케팅비가 줄었다는 건 비용 절감이라는 긍정적인 면으로 볼 게 아니라, 기업 성장이 멈추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마케팅 강화를 통한 갤럭시노트20 판매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초반 성적이 기대 이상이다.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7일간 갤럭시노트20 사전 예약을 진행한 결과 판매량은 전작인 갤럭시노트10(동일 기간)의 90% 수준을 기록했다. 갤럭시노트9과 비교하면 1.6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변수는 코로나19 재확산 여부다. 이미 국내에선 재확산이 시작되며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코로나 여파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따른 오프라인 마케팅이 여전히 제한적이어서, 삼성전자는 강화된 언택트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8일 운영을 시작한 갤럭시 스튜디오에서는 철저한 방역 시스템은 물론 그동안 오프라인 공간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비대면 체험 플랫폼을 구현했다.

특히 이번 갤럭시 스튜디오에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고객과 쌍방향 소통을 지원하는 옴니 체험 서비스인 ‘마이 갤럭시 스튜디오’ 플랫폼이 새롭게 도입됐다. 소비자가 집에 가져가 제품을 써보는 ‘갤럭시 투고’ 서비스도 최대 3일로 확대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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