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슈팅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 개발사 에픽게임즈가 애플을 반독점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들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세계적으로 3억5000만 명 이상의 플레이어를 보유한 포트나이트를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퇴출한 것이 발단인데, 업계에서는 유력 개발사인 에픽게임즈가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그동안 애플의 고액 수수료인 ‘애플세’를 둘러싼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슈팅게임 ‘포트나이트’를 가정용 게임기와 스마트폰용으로 제공해왔다. 애플의 앱 장터인 ‘앱스토어’를 통한 다운로드도 가능했다.
그러나 이날 에픽게임즈가 애플의 ‘인 앱(in app)’ 결제 메커니즘을 우회하기 위해 자체 청구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사용자가 결제 옵션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해,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도 신용카드나 페이팔로 게임 내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개발사는 앱스토어의 30% 수수료를 피할 수 있다.
이 발표가 나오자 애플은 약관 위반이라며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의 다운로드 서비스를 즉각 중단했다. 이에 한 시간도 안돼 에픽게임즈는 반독점 위반 혐의로 애플을 제소한 사실을 발표했다. 현재 아이폰 등 이용자는 포트나이트를 다운로드 할 수 없다.
애플의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은 20% 미만에 그친다. 그러나 앱 다운로드와 인 앱 결제를 통한 매출이 짭짤해 이용자들에게 안전을 이유로 자사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수수료가 30%가 붙는데, 이에 대해 개발자 사이에서는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며 비판의 소리가 높아져 왔다. 7월 열린 미국 의회의 반독점 청문회에서도 이 문제가 논점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IT 대기업에 의한 독과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많은 플레이어를 거느린 유력 앱 개발사가 반기를 들면서 역풍이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애플은 이날 성명에서 에픽게임즈에 의한 독자적 결제방식에 대해 “앱스토어 가이드 라인을 위반하는 불행한 단계”라고 밝히고, “위반 상태를 해소해 앱스토어에서 다시 다운로드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에픽게임즈와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