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기밀 누설' 이태종 전 법원장 징역 2년 구형

입력 2020-08-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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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내부 비리 수사 확대를 저지하려고 수사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태종(60)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에 대해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김래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법원장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법원 집행관 사무소 비리와 관련한 영장 청구서가 접수된 것을 계기로 수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사 정보를 수집해 법원행정처에 전달했다"며 "그 과정에서 체포영장 발부 사실이 유출돼 대상자가 도망가기도 했고, 질책을 받았던 영장 담당 판사는 자신의 영장 발부율을 낮춘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상 영장주의의 취지를 오염시키고 조직 보호를 위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점에서 피고인의 범행은 매우 중대하다"며 "그런데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일반인도 아닌 현직 고위 법관이 죄책을 면하기 위해 헌법에 반하는 주장을 하고 법관들과 법원 공무원들이 자신에게 책임을 미룬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며 "엄중한 사법적 단죄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 전 법원장은 2016년 10∼11월 서울서부지법 집행관 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영장에 첨부된 수사기록에서 정보를 빼내 보고서를 작성하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하는 등 수사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법원 사무국장 등에게 영장 사본 등을 신속히 입수·확인해 보고하도록 부당한 지시를 한 혐의(직권남용)도 받는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이 전 법원장으로부터 보고받은 검찰 수사 상황을 각급 법원 사무국장들에게 전파하는 등 법원이 조직적으로 '제 식구 감싸기'를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반면 이 전 법원장은 비리 사실을 파악하는 즉시 징계 절차에 착수하는 등 수사 무마에 나선 적이 없고, 불법적인 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한편 영장재판에서 수사 정보를 뺴내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 부장판사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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