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이재민 3749명 발생…침수 속출에 소떼도 산으로 피난

입력 2020-08-0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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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 피해로 집계 안 된 의암댐 사고로는 1명 숨지고 5명 실종

▲김얼 기자 연이은 폭우로 전북지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8일 전북 남원시 금지면 용정마을 인근에 제방이 무너져 내려 마을 전체가 침수돼 있다. (뉴시스)

계속되는 폭우에 인명·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7일 이후에는 수도권과 중부·남부 지역에 쏟아진 ‘물폭탄’으로 인해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이재민도 3700여 명이 발생했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7~9일 광주·전남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으며 1명이 다쳤다. 전날 발생한 전북 장수군 산사태 현장에서 2명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전날보다 사망자가 2명 늘었다. 전남 담양에선 70대 주민이 하천에 휩쓸려갔다. 사흘간 이재민은 2205세대 3749명으로 집계됐다. 섬진강 제방 붕괴 등의 영향으로 전북 남원과 전남 담양·구례, 경남 산청 등에서 3540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시설피해는 모두 3246건이 보고됐다. 공공시설이 2233건, 사유시설 1013건이다. 주택 287동이 물에 잠기거나 토사에 매몰됐고, 농경지 1180헥타르(㏊)가 침수 등의 피해를 봤다. 도로·교량 파손은 1489건, 하천 피해 65건, 산사태는 11건으로 집계됐다. 8일 전남 구례군 문척면 사성암에선 소 10여 마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침수된 축사에서 빠져나와 해발 531m 사성암까지 올라온 것이다. 구례에는 7일부터 8일 오전까지 300mm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광주·전남의 경우, 폭우는 일시적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나, 영산강하굿둑 수문 개방으로 ‘쓰레기 후유증’을 겪고 있다. 9일 목포시와 목포해수청 등에 따르면 영산호 수위조절을 위해 3일간 하굿둑 배수갑문을 개방하면서 목포 평화광장 해양레저스포츠 체험시설을 비롯한 목포내항에 쓰레기가 떠밀려왔다. 이날 오전 목포항으로 흘러내린 쓰레기만 29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입된 생활폐기물과 나무·갈대 등은 약 1㎞에 걸쳐 띠를 형성하고 있다.

호우 피해로 집계되지 않은 인명피해도 있다. 6일 강원 춘천시 서면에서는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인공 수초섬 고박작업에 나선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돼 8명 중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이 사고와 관련해선 실종자 가족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사고 경위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수일간 지속된 폭우로 상류의 화천댐과 춘천댐이 수문을 개방한 상황에서 작업이 필요했냐는 점에서다.

실종자의 딸은 청원글에서 “수문이 열리면 집 한 채도 빨려 들어갈 정도라고 한다. 말도 안 되고 너무 억울하다”며 “시에서 시킨 짓이 아니라면 그곳에 누가 뛰어들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고인이 된 분들이 억울하시지 않도록 낱낱이 꼭 밝혀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달 1일 이후로 보면 소방당국이 구조·대피시킨 인원은 1983명으로 집계됐다. 시설피해는 공공시설 5257건, 사유시설 4234건 등 9491건이며, 농경지 피해면적은 9317㏊다. 통제된 도로는 총 118곳으로 늘었다. 토사 유출로 광주~대구, 순천~완주, 대전~통영 등 곳곳에서 차량 통행이 차단됐다. 철도는 충북선·태백선·영동선·경전선·광주선·장항선·전라선 등 7개 노선에서 열차 운행이 전면·일부 중단됐으며, 광주공항 활주로 침수로 항공기 10여 편이 결항했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수해 복구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폭우가 그치질 않으면서 침수주택의 물을 빼내면 또다시 물이 차고, 쓸려 내린 토사를 치우면 또 토사가 쓸려 내리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모든 피해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산사태로 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을 방문해 이같이 말하며 “정부는 신속하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하루빨리 피해가 복구되고 유사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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