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태풍도 오는데…올해 장마로 50명 사망·실종

입력 2020-08-0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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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서만 30명 숨지고 12명 실종…장마 장기화로 인명·재산피해 잇따라

▲9일 영산강 대홍수로 침수된 전남 나주시 다시면 죽산 마을에서 주민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컨테이너 가건물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올해 장마기간 집중호우로 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이후 최악의 물난리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6월 24일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시작된 이후 47일째인 이날까지 집중호우로 모두 38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지난달 8명이 숨지고, 이달에만 30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수도권과 충청·전남지역에 ‘물폭탄’이 쏟아진 탓이다.

올해 인명피해 50명은 확정치가 아님에도 2011년 이후 최대치다. 2011년은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했던 해로, 이 해에 호우로 77명, 태풍으로 1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이후 호우 인명피해(태풍 제외)는 2012년 2명, 2013년 4명, 2014년 2명, 2015년 0명, 2016년 1명, 2017년 7명, 2018년 2명, 2019년 1명(잠정) 등 한 자릿수를 유지하다 올 들어 다시 급증했다.

피해가 커진 직접적인 배경은 장마 장기화다.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가장 길었던 해는 2013년의 49일이고, 장마가 가장 늦게 끝난 해는 1987년의 8월 10일이다. 올해는 6월 24일 이후 47일째 장마가 계속돼 장마기간과 종료시기 모두 기록 경신을 앞두고 있다. 장마가 길어지면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발생하기 쉽다. 이는 재산뿐 아니라 인명피해도 키운다. 산림청 산사태예방지원본부에 따르면, 이달에만 667건의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으로 산사태 예보(경보·주의보)가 발령된 시·군·구는 81곳에 달한다. 경보가 24곳, 주의보는 57곳이다.

여기에 태풍까지 다가와 피해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제5호 태풍 ‘장미’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예상 경로대로 북상해 10일 오후 경남 해안에 상륙하면 올해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첫 태풍이 된다.

연일 계속되는 폭우에 정부도 분주해졌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여름휴가를 사실상 취소했다. 정 총리의 경우, 2일 대전 침수현장 점검을 시작으로 거의 매일 수해현장을 찾고 있다.

이날에는 침수피해가 발생한 광주 영산강홍수통제소를 방문해 관계기관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서 정 총리는 “공직자들이 재해 피해 최소화·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물폭탄’이라고 할 만한 많은 비가 내린 만큼 한계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수해를 완전히 극복할 때까지 국민 생명·재산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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