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문 못 여는 메이커 스페이스…확대 계획도 차질

입력 2020-08-10 14:00수정 2020-08-1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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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선정 기관 65곳 중 27곳 멘토링ㆍ컨설팅 지원 ‘0’…실적도 저조

▲지난해 6월 서울 금천의 메이커스페이스 G캠프에서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시제품 제작 과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중기부)

정부가 혁신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정한 ‘메이커 스페이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동력을 잃고 있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전국 192곳에 조성된 메이커 스페이스는 코로나19 확산 뒤 최소 한 번 이상 운영을 중단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경기콘텐츠진흥원 등이 운영 재개했으나 올해 2월부터 현재까지 6개월 이상 문을 닫은 곳은 △서울 리마크프레스 △안산시청소년재단 △군포시청소년수련관 △광주 쓰리디테크놀로지 등 4곳이다. 경기도 동탄중앙이음터도 2월부터 문을 닫다가 이달 6일 다시 문을 열었다. 이들 기관에서는 반년 넘게 창업 지원이 중단된 셈이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중기부의 창업을 활성화 지원 사업으로 2018년 본격화됐다. 국민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물로 만들어볼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춰놓은 작업 공간을 뜻한다. 3D프린터, 레이저 가공기 등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빠르게 완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현재 192곳인 메이커 스페이스는 일반랩 180곳, 전문랩 12곳으로 나뉘어 있다. 일반랩은 5년간 최대 5억 원을 지원받으며 전문랩은 5년간 최대 4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일반랩에서는 학생·일반인의 창업을 지원하며, 전문랩은 시제품 제작부터 양산까지 할 수 있는 창작 거점 역할을 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예산 지원 기간이 5년이지만, 3+2로 구성돼 3년 지원 뒤 성과 평가를 해 2년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메이커 스페이스 사업 3년 차인 올해 처음으로 창업진흥원을 통해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ㆍ운영사업 성과조사에 나섰다. 2018년 선정ㆍ구축된 65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보고서는 올해 6월 작성됐으며, 2019년 선정ㆍ구축된 59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도 올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8년 선정된 기관들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중간 평가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2년 예산 추가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올해 6월 작성된 성과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랩 5개, 일반랩 60개로 2018년에 구축된 총 65개의 메이커 스페이스 중에서 제조 연계나 제품화 실적이 전혀 없는 곳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제품 판매 성과가 없는 기관은 65곳 중 51곳에 달했고, 제조 연계 성과가 없는 기관도 59곳이었다. 제품화 성공 기업을 배출한 곳은 26곳이며, 나머지 39곳은 배출하지 못했다. 멘토링ㆍ컨설팅 지원 성과가 있는 기관은 38곳, 단 한 건의 멘토링ㆍ컨설팅도 지원하지 않은 곳은 27곳이었다.

중기부는 메이커 스페이스를 2022년까지 367곳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 경제 일정으로 서울 중구에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 엔피프틴(N15)을 방문할 정도로 정부의 의지는 컸다. 그러나 신규 기관을 선정하는 데 대해 예산이 확보될지 미지수다. 올해 메이커 스페이스 사업에 들어간 예산은 332억 원인데 내년도 예산이 이보다 늘어난다고 해도 신규 운영비에 더해 신규 선정비까지 고려한 규모로 증액되긴 어렵기 때문이다.

중기부 관계자도 ‘2020년까지 367곳 확보’ 목표 달성은 사실상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내년에 올해보다 더 많이 선정해야 하는데 그 정도로 예산이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며 “예산 범위 내에서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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