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대명사’ 코닥, 이제 바이오기업…주가 250% 이상 폭등

입력 2020-07-29 08:21수정 2020-07-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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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국방물자생산법 의거 9200억원 지원…코로나19 치료제 성분 등 생산

▲코닥 주가 추이. 28일(현지시간) 종가 7.94달러. 출처 마켓워치
필름의 대명사이자 13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스트먼코닥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후광을 등에 업고 바이오 산업에 진출한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코닥이 미국 정부로부터 7억6500만 달러(약 9200억 원)를 대출 받았다며, 이 자금으로 약품 원료 생산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출은 미국 국방물자생산법에 근거해 이뤄졌다. 이 법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비상사태가 터졌을 때 정부가 일부 기업에 특정 물품을 생산하도록 지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업체들도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국방물자생산법에 따라 인공호흡기 생산에 나섰는데, 대출 혜택을 받은 건 코닥이 처음이다. 약품 생산에서 중국과 인도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 정부의 계산이 반영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코닥과의 거래는 의약품 생산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기 위한 돌파구”라며 “코닥은 복제약 등을 생산할 것이다. 우리는 일자리를 되가져오고 미국을 세계 주요 의약품 제조국 겸 공급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국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이번 대출은 미국이 해외 의약품 의존에서 탈피하려는 발걸음”이라며 “코닥이 생산을 본격화하면 미국에서 필요한 제네릭 약품 원료의 25%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닥은 산하에 ‘코닥파머슈티컬스’를 곧 설립해 의약품 원료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첫 생산 제품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선전해 논란이 일었던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될 전망이다.

코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분류에 맞춰 필수적이면서 만성적으로 공급 부족에 허덕이는 약품 원료들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닥이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바이오 산업에 뛰어든다는 소식에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가가 203.05% 폭등했다. 시간 외 거래에서도 60% 넘게 뛰었다. 코닥 주가는 전날까지 올해 들어 44% 하락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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