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내년 7월까지 허용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재택근무를 내년 7월까지로 연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 연장을 공식화한 첫 미국 ‘IT 공룡’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코로나19 여파로 실시했던 재택근무를 적어도 내년 7월까지 허용한다고 밝혔다. 약 20만 명의 정규직과 계약직 직원이 해당된다. 당초 구글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던 지난 3월, 올해 말까지 재택근무를 실시한다고 밝혔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면서 “이번 조치가 앞으로 12개월간 직원들이 업무와 사랑하는 이들을 돌보는 일 사이에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택근무 경험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으며 그 지식을 향후 업무 계획에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전 세계적으로 사무실 42곳의 문을 다시 연 상태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피차이 CEO가 지난주 구글 내 고위 임원단 모임인 ‘구글 리드’에서 재택근무 연장을 논의한 뒤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로써 구글이 미국 주요 기술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재택근무를 연장했다. 미국 IT 공룡들은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주도적으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CNN은 재택근무 연장 결정은 IT 공룡 가운데 하나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구글이 재택근무 연장 방침을 공식화한 가운데 다른 기업으로 확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공장부터 미용실, 레스토랑을 포함해 기업들은 영업 재개 시점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트위터·페이스북·쇼피파이 등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에도 일부 직원들은 원할 경우 계속해서 재택근무를 하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위터는 정해진 복귀 날짜가 없으며 그때가 돼도 직원의 20%만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2030년이 되면 직원 5만 명 중 최소 절반이 재택근무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터 복귀가 미뤄지는 등 근무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지역의 주택시장도 혼란스럽다. 비싼 집들이 즐비한 실리콘밸리를 떠나 다른 거주형태를 고민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