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칙은 공산당 독재가 원흉”...미국 정치권서 ‘中 성악설’ 급확산

입력 2020-07-23 17:35수정 2020-07-2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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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보이는 것보다 더 본질적 변화...미국의 대중국관 심각” “어떤 타협도 불가능한 상황·美대선 이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코로나19가 계기

▲중국 베이징의 한 대형 스크린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설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전 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치권에서 ‘중국 공산당 성악설’이라고 할법한 대중국관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3일 ‘미·중 정치전쟁이 시작됐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통상과 기술은 물론 군사적 긴장으로까지 번지는 미·중 갈등에 대해 “눈에 보이는 대립보다 더 주의해야 할 본질적 변화가 양국 관계에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키타 히로유키 닛케이 칼럼니스트는 ‘중국이 인권과 국제 규정에 반하는 언동을 계속하는 것은 공산당 독재체제가 원흉’이라는 대중국관이 미국 정부와 의회 내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아주 심각한 대중국관”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언동을 고치려면 대화와 압력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공산당 체제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히로유키는 5월에도 이런 대중국관이 나오긴 했어도 미국 정부와 의회의 주류는 아니었는데, 최근에는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도 ‘중국 공산당 성악설’이 확산하는 등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게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6월 24일 발언이다. 그는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오시프 스탈린의 후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백만 명 정적을 숙청한 구소련의 독재자 스탈린과 시진핑을 같은 줄에 세운 것이다.

이달에는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 등이 중국 공산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들은 “중국 공산당의 목표는 민주주의 국가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데 있다. 이에 미국 내에서 스파이 활동이나 협박, 정치 선전을 일삼고 있으며 이는 미국인에게 중대한 위협이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닛케이는 그동안 양국이 갈등을 벌여왔던 무역과 첨단기술, 해양 주도권 다툼 등은 타협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공산당 성악설’이 미국 대중 정책의 전제가 되면 어떤 타협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인간관계로 비유했을 때, 전자가 돈이나 이권 다툼이라면 후자는 상대의 성격이나 인격을 아예 부정하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000만 명이 넘는 중국 공산당원 입국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국 내에서 중국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결정적 계기는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고 닛케이는 진단했다. 미국 정치권은 중국 공산당이 보도와 언론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아 코로나19 발생 당시 이를 은폐, 감염이 전 세계로 확산됐다고 확신하고 있다.

닛케이는 양국이 화해하려는 듯 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원의 지난달 하와이 비밀회동도 내막을 알고 나면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미국 측에 따르면 당시 회동을 요구한 것은 중국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시하는 1차 미·중 무역합의를 볼모로 홍콩과 남중국해, 인권, 대만 문제에서 미국의 강경한 자세를 누그러뜨리려는 것이 중국의 속셈이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강경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아 회담은 결렬됐다. 이후 미국 정부는 위구르족 탄압과 홍콩 자치권 침해 등을 이유로 중국에 잇따라 제재를 발동했다.

이런 제재는 공산당 통치에 정면으로 파고드는 조치로, 화웨이테크놀로지 등 중국 기술기업을 겨냥한 기존 제재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해도 이런 흐름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중 강경 노선은 초당파적인 것으로, 민주당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앞서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에도 미국이 공산당 체제를 적대시해 중국과 충돌했다. 그러나 중국의 고속 성장을 바탕으로 양국은 10년도 채 안 돼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가 됐다.

닛케이는 30여 년 전과는 달리 중국이 경제와 군사 모두에서 미국 패권을 위협하는 대국이 돼 당시와 같은 관계 회복은 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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