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일보, 올해 증시 랠리 주도 마오타이 공격…사상 최대 30조 시총 증발

입력 2020-07-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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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연류 기업으로 낙인찍어…마오타이 주가 8% 폭락에 전체 증시 동반 하락

▲구이저우마오타이 주가 추이. 16일 종가 1614 위안. 출처 블룸버그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올해 중국증시 랠리를 주도한 중국 대표 백주업체 구이저우마오타이를 맹렬히 공격했다. 이에 마이타이 시가총액이 하루아침에 사상 최대 규모로 증발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민일보의 비난에 이날 중국 시총 1위 기업 마오타이 주가가 7.9% 폭락해 2018년 10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에 시총도 무려 250억 달러(약 30조 원) 증발했다.

마오타이의 추락은 10조 달러에 육박하는 중국증시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대형주 중심의 SSE50지수는 4.6% 급락해 2월 초 이후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다른 술 제조업체들도 함께 폭락했다. 우량예이빈과 장쑤양허, 루저우라오자오 모두 일일 변동폭 한계인 10%까지 밀렸다. 중국증시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도 4.5% 급락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날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2%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은 마오타이에 대한 견제에 주목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증시의 가파른 상승에 제동을 걸려는 신호라고 받아들인 것이다.

인민일보의 새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학습소조’는 전날 밤 올린 ‘누가 불쾌하게 맛이 변한 마오타이의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라는 글에서 “마오타이는 예전부터 부패와 연루된 기업”이라고 낙인찍으면서 “위안런궈 전 마오타이 회장이 지난해 배급업체 라이선스를 부적절하게 양도하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상기시켰다. 또 마오타이를 번영하게 하는 광범위한 사회적 관습을 비판하면서 술이 뇌물의 한 종류가 돼 투기적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언론매체들은 최근 증시 랠리를 부추겼지만 시장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자 다시 고삐 조이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앞서 신화통신은 2017년 “주가가 너무 빠르게 올랐다”는 논평으로 대규모 매도세를 촉발했다.

장강 센트럴차이나증권 투자전략가는 “마오타이 제품 가격과 주가 모두 뜨거운 투자 목표가 됐다”며 “이에 당국이 단속에 나서 증시에서 버블을 제거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정부는 2015년이 재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마오타이와 중국증시 모두 탄력적인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마오타이 주가는 17일 오전 10시 현재 전일보다 3% 가까이 급등하고 있고 상하이지수도 0.4%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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