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지구촌 환경 ⑦-3] 코로나19, 일회용 플라스틱의 부활 불렀다…의료 폐기물도 ‘골칫거리’

입력 2020-07-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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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펙트⑦] 배달 수요 증가·다회용품 사용 꺼리면서 플라스틱 사용 급증…의료폐기물 평시의 6배 쏟아져

▲2019년 10월 1일(현지시간) 헝가리 티서퓌레드 인근 티서 강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되고 있다. 티서퓌레드/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회용 플라스틱’의 부활을 불러왔다. 재사용 가능 제품에 대한 바이러스 오염 우려로 인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이 늘어난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전 세계에서는 ‘탈(脫) 플라스틱’ 움직임이 고조되던 참이었다. 유럽연합(EU) 이사회는 지난해 5월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나 포크, 숟가락 등의 유통을 2021년까지 금지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 서밋)에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삭감을 위한 공동 목표가 채택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의 발발은 이러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오히려 다시 플라스틱 사용으로 회귀하도록 만들었다. 여러 번 사용하는 재사용 용품보다 딱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들이 더 위생적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외출을 꺼리는 사람들의 배달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 배달 용기와 비닐봉지의 수요도 덩달아 늘어났다.

올해부터 소매점 등에서의 비닐봉지 제공을 전면 중단하는 등 ‘플라스틱과의 전쟁’에 나섰던 태국도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한 퇴보를 겪었다. 앞서 태국 정부는 지난해 4월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로드맵 2018-2030’을 승인했다. 여기에는 2022년까지 플라스틱 컵과 빨대, 스티로폼 음식 용기, 그리고 두께가 36미크론(㎛) 이하인 경량 비닐봉지 등 4종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하지만 줄어들던 태국의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는 코로나19의 유행에 따라 다시금 늘어났다. 태국 환경연구소에 따르면 방콕의 4월 기준 하루 평균 플라스틱 쓰레기양은 3440t으로 전년 동월 대비 62% 증가했다.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 금지를 한시적으로 해제하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는 지난 3월 1일 비닐봉지를 폐지하기로 했었는데, 감염 확산에 따라 시행을 연기했다. 영국은 신속한 배송과 배달원의 감염 방지를 위해 통상적으로 비닐봉지에 5펜스 요금을 물리던 정책을 일시적으로 무료화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사용하는 에코백 등이 감염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일부 지역에서는 카페 점포 안에서 음료를 마시는 고객에게 머그잔 대신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제공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하지만 그린피스USA는 바이러스가 표면에 남아있을 수 있으므로 일회용 플라스틱이 본질적으로 재사용 가능한 품목보다 안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널리 사용되는 가정용 소독제로 씻는다면 재사용 용품 또한 전염병 유행 동안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 폐기물 또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일으킨 골칫거리 중 하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병이 처음 보고됐던 중국 후베이성 우한은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하루 240t의 의료 폐기물을 쏟아냈다. 이는 평상시의 6배 수준이라고 한다. 필리핀 마닐라는 하루 280t, 자카르타는 하루 212t의 의료 쓰레기를 추가로 발생시켰다고 아시아개발은행은 추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추가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국가는 몇 되지 않는다고 은행은 설명했다.

샤둘 아그라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환경 및 경제 분야 통합 헤드는 “위기가 절정에 달함에 따라 우한과 다른 아시아 도시의 최근 데이터에서 에서 봤던 것처럼 의료 폐기물의 증가는 아마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는 세계가 플라스틱 오염에 대항해 싸우면서 이뤄온 수십 년 동안의 진전이 헛되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부가 바이러스의 경제적 영향으로부터 회복을 계획할 때 포함해야 할 시급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위기에서 어떻게 벗어나느냐가 관건”이라며 “바이러스가 우리 삶의 일부가 된다면 우리는 보다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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