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추미애 지휘' 사실상 수용 "지휘권 이미 상실…독립 수사본부는 법무부가 제안"

입력 2020-07-0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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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사실상 수용했다.

대검찰청은 9일 “수사지휘권 박탈은 형성적 처분으로서 쟁송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지휘권 상실이라는 상태가 발생한다”며 “결과적으로 서울중앙지검이 자체 수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윤 총장의 지휘권은 이미 상실된 상태고 결과적으로 서울중앙지검이 책임지고 수사하게 된 상황이라는 의미다.

대검 관계자는 “이러한 사실을 오늘 오전 서울중앙지검에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검은 김영대 서울고검장을 중심으로 한 독립적 수사본부 설치 건의는 법무부 제안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총장은 전날 “서울고검 검사장으로 하여금 현재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포함되는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해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하는 방안을 법무부 장관에게 건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 장관은 즉각 “총장의 건의사항은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며 반대 의견을 내놨다.

대검 관계자는 “지휘권 발동 이후 법무부로부터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독립 수사본부 설치 제안을 받고 이를 전폭 수용했으며 전날 법무부로부터 공개 건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당초 법무부와 합의된 내용대로 건의했으나 추 장관이 이를 뒤집었다는 취지로 읽힌다.

한편 윤 총장의 건의에 대한 추 장관의 입장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여권 인사에게 내용이 사전 공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대표는 전날 오후 9시 55분께 페이스북에 ‘법무부 알림’이라며 '법상 지휘를 받드는 수명자는 따를 의무가 있고 이를 따르는 것이 지휘권자를 존중하는 것임. 존중한다는 입장에서 다른 대안을 꺼내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님. 검사장을 포함한 현재의 수사팀을 불신임할 이유가 없음‘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법무부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는 과정에서 작성된 가안인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는 “법무부 알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내용 일부가 국회의원의 페북에 실린 사실이 있다”며 유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다만 위 내용은 법무부의 최종 입장이 아니며 위 글이 게재된 경위를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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