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회사채 흥행 실패한 이유

입력 2020-07-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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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7-07 17:00)에 Channel5을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 C.I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2년 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에 복귀했지만 대규모 미달을 기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반대하는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7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전날 HDC현산은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10억 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1500억 원을 목표로 수요 예측을 진행한 2년물 회사채에는 단 10억 원, 500억 원 모집을 목표로 했던 5년물에는 100억 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1000억 원 규모의 3년물은 전량 미매각됐다. HDC현산은 회사채 흥행을 위해 2년물과 3년물의 경우 가산금리(스프레드)를 최대 1.2%포인트까지 제시했지만 투자자들은 외면했다.

HDC현산은 당초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1600억 원)과 회사채 만기용 차환(1400억 원)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검토했는데 수요 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이같은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같은 흥행실패에 대해 IB업계에서는 건설업계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와 신용등급(A+)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이 위축되면서 4월 이후 공모채를 발행한 A급 건설사 중 한화건설, GS건설은 미매각됐다. 하지만 SK건설은 흥행에 성공한 만큼 이같은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HDC현산의 경우 지난 2018년 10월에 1000억 원의 공모채를 발행했는데 당시 2750억 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1300억 원으로 증액하기도 했다. 2018년에도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했고 지금과 신용등급의 차이가 없지만 이 회사의 회사채에 수요가 몰렸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에도 HDC현산의 실적은 양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373억 원을 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3% 증가한 수치다. 지난 3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도 1조9839억 원으로 총 차입금인 1조331억 원보다도 많으며 재무구조 역시 양호하다.

때문에 이번 회사채 미매각 사태는 결국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에 기관투자자들이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 변경을 위한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회사채 발행 금액 중 상당 부분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유입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이에 대한 반대의사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국내 신용평가사들 역시 이번 M&A가 이뤄질 가능성을 반영해 HDC현산을 신용등급 하향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회사 내부 기류 역시 미묘하게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유력한 한 관계자는 “그 동안은 일정 부분 손해를 보더라도 인수를 강행한다는 분위기 였지만 최근 들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지면서 결국 정몽규 회장의 판단만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팔리지 않은 회사채 700억 원은 인수단으로 참여한 산업은행이 사들이고 나머지 2190억 원 정도는 발행일인 13일까지 추가 청약을 받게 된다. 만약 이때도 수요가 없을 경우 발행 주관과 인수를 맡은 증권사들이 나눠서 떠 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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