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 노동시장 회복 발목 잡을 수도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미국 노동부는 6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480만 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323만 개 증가)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이자, 5월(270만 개 증가·조정치)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1939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 폭이 역대 최대라고 전했다.
지난달 실업률 또한 11.1%로, 전월(13.3%) 대비 하락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2.5%)보다 더 개선된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예상보다 견조한 일자리 지표가 발표된 이후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가 회복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역사적인 수치”라며 “오늘 발표는 우리 경제가 살아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자축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6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 데이터는 지난달 중순에 수집된 것으로,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취했던 각종 제한 조치를 완화하면서 경제 재개를 시작한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6월 중순 이후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사례가 급증, 경제 정상화 조치를 황급하게 되돌리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달 지표가 다수의 주가 경제활동 재개를 중단한 현 상황을 오롯이 반영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좀 더 최신 지표인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6월 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43만 건을 기록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38만 건)보다도 많은 수치다. 13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그 폭은 완만한 추세다. 최소 2주 연속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29만 건으로, 전주 대비 5만9000건 늘어났다.
정부의 지원 만료도 또 다른 위협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3월 제정된 경기부양패키지법(CARES Act)에 따라 미국의 실직자들은 연방정부로부터 기존 실업급여 이외에 주당 600달러의 급여를 최대 4개월간 받고 있다. 하지만 의회의 또 다른 움직임이 없다면 이 급여는 이달 31일 종료된다. 이러한 혜택이 이달 말 끝나게 되면 실업자들의 생계난과 경제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아울러 노동자들뿐 아니라 더 넓은 경제에 대한 지원의 주요 원천이 잠재적으로 사라지게 된다고 NYT는 전했다.
회계법인 그랜트소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깊은 구멍에 빠졌는데, 또다시 역행했다”며 “이 구멍에서 빠져나오기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코로나19의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에서는 최소 5만5220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전날 세웠던 최대 기록(5만2789명)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음식점의 영업 제한 등 봉쇄 조치를 다시 강화하는 지역은 늘어나는 추세다. 텍사스주는 20명 이상의 환자가 나오는 카운티를 대상으로 공공장소에서 얼굴 가리개를 의무화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코로나19가 더 잘 전염되도록 변이가 일어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9%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5월 예측치(-5.6%)에서 소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