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렘데시비르 3개월치 싹쓸이...글로벌 ‘코로나19 치료제’ 쟁탈전 불꽃

입력 2020-07-0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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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개월치 물량 싹쓸이·EU 협상 진행…글로벌 경쟁 한층 치열해질 듯

▲미국의 길리어드 사이언드가 AP통신에 제공한 연구자가 렘데시비르 약물을 살펴보는 사진. AP뉴시스
세계 각국이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벌써 3개월 치 물량을 싹쓸이했으며, 유럽연합(EU)도 확보를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방송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도자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이 최초의 승인된 치료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놀라운 계약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구입한 물량은 9월 말까지 길리어드가 생산하는 렘데시비르 물량의 92% 수준이다. 이는 치료 과정에서 50만 회 이상 활용될 수 있는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7월 생산 예상량 전부를 사들였으며, 8·9월은 90%를 확보했다.

EU도 신속하게 나선 상태다. EU의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EU 회원국들을 위해 충분한 물량 확보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유일한 코로나19 치료제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는 애초에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초기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회복 기간을 31% 줄인 것으로 나타나 이목을 끌었다. FDA는 코로나19 중증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렘데시비르의 긴급사용을 승인했으며, 유럽의약품청(EMA) 역시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렘데시비르의 조건부 사용 승인을 권고했다.

한편 미국의 렘데시비르 싹쓸이 소식이 나오면서 렘데시비르 확보를 향한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앤드루 힐 영국 리버풀대학 선임 객원연구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 국가가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에 대한 전체 약품 공급량을 징발한 상황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며 “렘데시비르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환자들도 위험을 무릅쓰고 임상시험에 참여했는데, 왜 연구의 혜택을 가져가는 것은 미국뿐이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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