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분쟁’ 중국-인도, 육탄전에서 디지털 전쟁으로

입력 2020-06-3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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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틱톡·위챗 등 중국 앱 59개 사용 금지 -미중 무역전쟁 데자뷰

▲21일 인도령 카슈미르주 스리나가르에서 총기로 무장한 군인들이 사다리를 옮기고 있다. 인도 정부는 최근 중국군과 충돌 과정에서 20명의 자국 군인이 사망하자 접경지역 사령관의 판단에 따라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전 규칙을 개정했다. 스리나가르/AP뉴시스
국경 문제로 갈등을 빚는 중국과 인도의 ‘육탄전’이 군사·경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무역 분쟁을 시작으로 외교·군사·경제 등 전방위로 번진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군과 인도군 사이의 국경 ‘몽둥이’ 전쟁 이후 두 나라가 상대방을 향해 군사적 능력을 과시하는 ‘근육 경쟁’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과 인도군이 히말라야 국경 지역에서 무력 충돌해 인도 군인 20명이 사망한 이후 신경전이 더 격화하는 분위기다.

중국군은 최근 히말라야 국경지대에 산악지역용 신형 곡사포를 배치해 인도군 압박에 나섰다.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인도군과의 국경 대치가 시작된 지난 5월 이후 최근 티베트 자치구의 히말라야 고원지대에 ‘PCL-181’ 155㎜ 산악지역용 신형 곡사포와 고원작전용 15식 경전차를 배치했다.

무게 25t의 경량인 ‘PCL-181’ 곡사포는 바위가 많은 고원지대에서 운용하기에 적합한 차량 탑재형 자주 곡사포다. 105㎜ 포와 첨단 센서, 최신형 엔진을 장착한 무게 30t의 15식 경전차는 산소가 부족한 고원지대 작전용으로 제작됐다.

곡사포와 경전차 배치를 두고 전문가들은 인도와의 국경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중국 티베트군 사령관을 비롯한 중국군 장성과 병사들은 인도와의 접경지역 초소를 방문해 자국 주권도 강조했다. 인도 접경과 불과 4.5km 정도 떨어져 있는 초소에는 1962년 양국 국경분쟁 이후 만든 실질 통제선(LAC)을 표시한 경계비가 있다. 사령관은 경계비에 새겨진 ‘중국 1962’ 글자에 붉은색 페인트를 덧칠하고 오성홍기를 펼치고 기념촬영을 했다. 소속 병사들도 해발 4500m 설산에 올라 순찰 활동을 벌였다.

이에 맞서 인도군도 유혈 충돌이 일어난 갈완 계곡에 T-90 탱크를 배치하고 항공 정찰을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인도의 대(對)중국 제재는 온라인 상에서도 벌어졌다. 인도 정부는 이날 동영상 앱 틱톡과 UC브라우저, 셰어잇, 헬로, 바이두 맵과 위챗 등 59개 중국 앱의 사용을 금지하면서 “이들 앱이 인도 주권과 영유권, 안보, 공공질서의 안전을 침해하는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며 “사이버 공간의 보안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금지된 앱 중 UC브라우저는 알리바바그룹의 모바일 웹 브라우저이며 위챗은 텐센트홀딩스의 메시징 앱으로 전 세계 월간 실제 사용자 수가 12억 명을 넘는다. 두 앱 모두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 사용자가 많다. 또 바이트댄스를 운영하는 틱톡은 금지된 앱 중 가장 인기가 많으며, 특히 인도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페이스북의 왓츠앱과 함께 인도 소셜미디어를 지배해왔다.

인도 진달국제관계학교의 스리람 차울리아 학장은 “강력한 선전전이 인터넷 공간에서 민족주의를 불어넣고 있어 중국과 인도의 디지털 전쟁이 뜨거워지고 있다”며 “인도는 중국이 자국 사회를 분열시키고 국경 분쟁에 대한 정부의 결의를 약화하는 것을 막고자 온라인상에서 중국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인도가 중국 수입품에 칼을 빼 들면서 한국 기업에도 불똥이 튀었다. 인도 세관 당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전수 조사를 하면서 덩달아 한국 기업 수입품의 통관 절차에도 어려움이 생겨서다.

최근 뉴델리 공항에서 중국발 휴대전화 부품의 통관이 지연되면서 삼성전자의 인도 노이다 공장 휴대전화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될 뻔했다. 27일 극적으로 삼성전자 관련 물량이 우선으로 통관되면서 공장 가동 중단 위기는 면했다.

뭄바이 인근 나바 셰바, 서부 구자라트주 피파바브 등 인도 주요 항만 곳곳에서도 한국 기업 관련 수입품의 통관이 지연되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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