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번진 ‘연어포비아’...두 번 우는 수출업자

입력 2020-06-1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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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연어 수입량 추이. 출처 블룸버그통신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연어 수출업계에 불똥이 튀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연어 불매운동이 불고 있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이후 비난의 화살이 수입 연어로 옮겨가면서 벌어진 일이다.

베이징시는 지난 12일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신파디 시장 내 수입 연어 절단 시 사용한 도마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확진자는 지금까지 100명을 넘어서며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당시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신파디 시장에서 발견된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이 유럽에서 온 것을 발견했다”면서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유입됐다고 잠정 판단했다.

전문가들까지 연어를 먹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연어포비아’가 일파만파 확산했다. 정광 중국 국가보건위원회 수석 전문가는 “인간이 연어로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지, 연어가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당분간 생 연어를 먹지 말고 수입산 해산물을 구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 전문가 우 준유도 “바이러스가 냉동 식품 표면에 최대 3개월 간 생존할 수 있다”면서 “오염된 식품이 최근 전염을 일으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해 불안 심리를 키웠다.

이에 월마트 등 대형 슈퍼마켓 진열대는 물론 온라인 식자재 배송 플랫폼에서 연어가 모두 사라졌다.

그러나 냉동 식품을 통해 바이러스가 감염될 수 있는지는 밝혀진 게 없다. 지난 4월 UN 식량농업기구(FAO)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가 해양생물과 그것으로 만든 제품에 감염되는지 보고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원인 규명이 안 된 상태에서 번진 연어포비아는 7억 달러(약 8600억 원) 규모의 수입 연어 시장을 강타했다. 특히 덴마크, 노르웨이, 호주 등 주요 연어 수출국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가뜩이나 코로나로 매출 급감을 겪은 이들로서는 갑작스러운 연어 불매 운동에 이중고를 겪게 된 것이다. 코로나 이전 중국 중산층 증가와 건강한 식습관 열풍에 힘입어 연어 시장이 6억8600만 달러까지 늘었던 데 반해 올해 들어 4개월 간 판매량이 3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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