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꼬마 니콜라 나스닥서 돌풍...117살 포드차도 긴장

입력 2020-06-10 14:25수정 2020-06-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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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4거래일 만에 주가 2배 이상 뛰어 -나스닥, 장중 1971년 출범 이후 첫 1만선 터치 -‘지분 6% 취득’ 한화그룹도 16배 이상 투자수익

▲니콜라의 전기 픽업트럭 ‘배저’. 출처 니콜라 웹사이트
세계 자동차 시장에 혜성이 나타났다. 2014년 설립된 미국 수소전기트럭 스타트업 ‘니콜라(Nikola)’가 그 주인공이다. 실리콘밸리의 전기차 선구기업 테슬라의 이름이 ‘미친 발명가’로 알려진 니콜라 테슬라의 성(姓)에서 유래했다면, 니콜라는 이름을 브랜드로 내세워 디트로이트의 전통차 강자인 포드의 아성까지 위협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니콜라는 지난주 미국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한 지 불과 4거래일 만에 시가총액이 포드차를 뛰어넘었다. 니콜라의 주가는 4일 나스닥 상장 당시 35달러였고, 시총은 약 130억 달러였다. 그러나 전기차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제2의 테슬라’를 기대하면서 니콜라에 열광, 이날 니콜라의 시총은 장중 한때 약 300억 달러(약 36조 원)로, 포드(288억 달러)와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 205억 달러)을 추월했다. 상장한 지 불과 4거래일 만에 주가가 2배 이상 폭등한 것이다. 니콜라와 함께 기술주들의 폭등에 힘입어 이날 나스닥지수는 1971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1만 선을 돌파했다.

앞서 트레버 밀턴 니콜라 설립자 겸 회장은 7일 밤 트위터에 “픽업트럭 ‘배저(Badger)’ 예약 주문이 29일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그러자 아직 자동차라고는 한 대도 내놓지 않은 니콜라에 엄청난 자금이 몰렸다. 8일 103% 폭등한 니콜라의 주가는 9일 8.8% 더 뛰었다.

시장은 니콜라의 잠재력만 보고 기업가치가 포드차를 능가할 수준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니콜라는 올해 매출 전망이 제로(0)이며, 2023년에야 10억 달러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은 특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니콜라 주가 추이. 9일(현지시간) 종가 79.73달러. 출처 마켓워치

미국 서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본사를 둔 니콜라는 보쉬와 피아트를 설립한 이탈리아 지오반니 아그넬리 가문의 지원을 받고 있다. 아마존닷컴과 UPS 등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친환경 상용트럭 공급이 사업의 핵심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미 세계 최대 맥주업체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 등 기업 고객들로부터 100억 달러어치의 선주문을 받았다. 내년 출시될 단거리 운송용 세미트럭은 전기 배터리로 움직이지만 수소연료전지로도 구동이 가능케 할 방침이다.

니콜라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고, 수익성 높은 픽업트럭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이달 말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주문이 시작되는 ‘배저’는 순수 전기 배터리 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차 2가지 모델로 출시한다. 밀턴 니콜라 회장은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목표는 ‘포드 F-150’을 왕좌에서 끌어내리는 것”이라고 했다. 고작 6년 된 자동차 스타트업이 117년 전통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니콜라에 대한 시장의 광풍은 전기차가 미래 자동차 산업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확신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선두주자인 테슬라의 주가도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뛰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년 전 니콜라에 투자한 한화그룹도 니콜라 돌풍에 횡재했다. 한화그룹은 2018년 11월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절반씩 투자하는 방식으로 니콜라 지분 6.13%를 1억 달러에 취득했다. 현재 한화가 가진 니콜라의 지분 가치는 16억 달러 이상으로, 무려 16배가 넘는 수익을 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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