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만기폭탄 하반기 또 온다… 9월 6.4조 원 도래

입력 2020-06-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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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금융투자협회

국내 기업들이 4월 6조5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로 한 차례 ‘유동성 위기’를 겪은 가운데, 9월 또 다시 회사채의 만기가 대규모로 도래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기업들의 신용등급 위험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의 회사채 시장 지원 정책 영향으로 4월보다는 차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덜한 분위기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회사채 만기 도래액은 6조4753억 원에 달한다. 회사채 발행이 가장 많은 달로 꼽히는 4월 만기 도래액 6조5495억 원과 비슷한 규모다. 6월 3조2078억 원, 7월 3조6521억 원, 8월 3조4935억 원 등 통상적으로 하반기에는 월별 만기 도래 물량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올 9월은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만기가 도래한다.

하반기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선발행을 통해 하반기 만기 물량에 대응하는 기업들도 늘었다. 2분기 실적부터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데다 이로인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감소, 수익성 저하는 하반기에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향후 위기 대응을 위한 기업들의 현금 유동성 확보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9월 회사채 만기일이 도래하는 기업들은 △KCC 1100억 원 △CJ대한통운 600억 △GS글로벌 200억 원 △KT 3000억 △OCI 1500억 원 △에쓰오일 1300억 원 △SK 1000억 원 △삼천리 1000억 등이다. 에쓰오일과 CJ대한통운은 각각 3월과 4월 회사채를 발행해 9월 만기 회사채 상환에 나섰으며, KT와 OCI는 회사채 발행에 착수해 수요예측 진행 예정이다. SK도 지난달 2000억 원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진행해 6800억 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했으며, 삼천리도 2년 만에 회사채 1500억 원을 발행해 차입금 상환에 투입할 예정이다. KCC는 차환을 위해 발행을 추진하려 했으나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크레딧업계는 여전히 비우량등급 회사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부의 시장 안정화 대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하반기 무렵에는 온기를 충분히 퍼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연구원은 “A급 이하 회사채는 아직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다만 추가 지원 정책으로 저신용도 회사채와 CP 매입 카드까지 발표된 만큼 하반기 발행시장은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 연구원도 “직접적인 회사채 시장 지원규모는 56조 원으로 6월 이후 연말까지 회사채와 여전채 만기 46조 원을 훨씬 초과하는 규모이기 때문에 올해 만기 도래 규모는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AA등급 우량 회사채에 대한 지원은 채안펀드의 빠른 집행으로 효과가 나타났으나 A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지원은 매우 느리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저신용 회사채 및 CP 매입기구도 아직 실질적인 절차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지원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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