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엔 ‘블랙호크’·LA엔 ‘주방위군’...시위대에 무력 과시하는 트럼프

입력 2020-06-0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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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군 헬기 블랙호크가 1일 밤(현지시간) 워싱턴D.C. 상공에서 시위대에 근접한 저공비행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자유와 인권이 보장된 나라, 미국이 전쟁터로 변했다. 백인 경찰의 강압에 의해 흑인이 사망한 사건에 격렬하게 항의하는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결국 군 전투헬기와 군대까지 투입됐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밤 미 육군 소속 전투헬기 ‘블랙호크(UH-60)’가 수도 워싱턴D.C. 차이나타운 상공을 저공 비행했다. 헬기는 차이나타운 건물 옥상 높이까지 내려와 고막이 터질 듯한 엔진 소리에다 먼지를 날리면서 시위대를 위협했다.

2개의 엔진을 장착한 블랙호크는 3명의 승무원과 11명의 완전무장 병력을 공수할 수 있고 부상병 후송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전쟁 등에도 투입됐던, 그야말로 전투용 헬기다. 블랙호크는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저공비행을 하다가 시위대가 흩어지자 다른 경로로 갔다.

전문가들은 연방항공법을 들며, 이 같은 헬기 운행이 불법이며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자칫하다가 헬기가 시위대를 향해 빠르게 낙하할 수 있고, 헬기 프로펠러 회전에 의해 발생하는 지상의 먼지들이 사람들에게 날아갈 수 있어서다.

워싱턴D.C에는 이외에도 주 방위군 600~800명이 보내졌고, 군사경찰 200~500명이 배치됐다. 이들은 최루탄 등을 뿌리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같은 날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는 시위대의 약탈 등을 막기 위해 캘리포니아 주(州)방위군이 전격 투입됐다. 무장한 군 병력 30여명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웨스트 올림픽대로에 위치한 한인 쇼핑몰 갤러리아를 비롯해 3∼4곳에 배치돼 삼엄한 경계에 들어갔다.

필라델피아에서는 펜실베이니아주 경찰 휘장을 장착한 장갑차가 시내에 등장해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를 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 진압을 위해 군대 동원도 불사하겠다며 초강경 대응 방침을 내놓자마자 무력이 총동원된 것이다.

‘잠 들지 않는 도시’ 뉴욕시를 비롯해 일부 도시에는 야간통행금지령이 내려졌고, 불야성을 이루던 주요 도시에는 성난 군중과 경찰, 방위군의 대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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