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번째 생일’ 맞은 다우지수, 코로나19에 명성 퇴색 조짐

입력 2020-05-2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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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과의 격차 20%포인트 넘어…“코로나發 21세기 경제·시장 변화 전혀 반영 못 해”

▲뉴욕증시 나스닥지수와 다우지수 100일 이동평균치 차이 추이. 단위 %포인트. 출처 블룸버그
뉴욕증시 벤치마크 지수 중 하나인 다우지수가 이번 주 124번째 생일을 맞는다. 그러나 다우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오랜 명성이 퇴색하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이 지수가 너무 낡아 효용가치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21세기 시장과 경제가 급변하는 가운데 다우지수가 이런 변화를 전혀 반영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많은 노인이 그러하듯 다우지수도 기술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꼬집었다. 뉴잉글랜드인베스트먼트앤드리타이어먼트그룹의 존 햄 부(副) 고문은 “매우 많은 사람에게 익숙해져 왔기 때문에 다우지수가 계속 존재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지수가 할아버지 시대의 지수임은 분명하다”고 단언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다우지수의 평판을 땅에 떨어뜨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IT를 기반으로 한 신경제 기업들이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랐지만 다우지수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다우지수는 연초 대비 약 14% 하락했지만 기술주 구성 비율이 높은 나스닥지수는 7% 이상 올라 두 지수 격차가 20%포인트를 넘었다. S&P500지수도 연초 대비 하락폭을 9%로 축소한 상태다.

다만 다우지수가 다른 지표보다 뒤처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해서 증시 벤치마크로서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워드 실버블랫 S&P다우존스지수 선임 지수 애널리스트는 “다우지수는 확실히 낡았다. 오늘날 이 지수를 구성한다면 다르게 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 지수는 심지어 오늘날까지 124년간 작동했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다우지수는 코로나19에 따른 도시 봉쇄 기간 아마존닷컴이나 넷플릭스 등 빛을 발한 기업이 포함돼 있지 않다. 기술기업의 우위성을 배경으로 하는 지수 간 격차는 더욱 뚜렷해졌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나스닥지수가 다우보다 상승 폭이 1%포인트 이상인 날이 17일에 달했다. 아직 한 해가 다 가지도 않았지만 올해는 2009년 이후 가장 많이 나스닥이 다우를 압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이런 지수 간 격차는 지수연동형 펀드에 투자하는 많은 투자자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전 세계적으로 약 11조2000억 달러(약 1경3900조 원)의 펀드 자금이 S&P500지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동 지수에 연동된 패시브 펀드 자금도 총 4조6000억 달러에 이른다. 반면 다우지수를 벤치마킹한 펀드 자금은 약 315억 달러, 동 지수에 연동하는 패시브 펀드 금액은 282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여전히 다우지수의 장점도 있다. 다우지수는 시가총액이 아니라 주가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거대한 기술기업에 극단적으로 치우쳐 있지 않다. 그만큼 경제 전반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수로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과 넷플릭스의 주가 급등은 2000만 명이 넘는 실업자가 발생한 현재 미국 상황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부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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