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왕이 “신냉전 시대, 역사를 거스르는 일…제지하고 경계해야”

입력 2020-05-25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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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중국도 피해자…홍콩 문제, 외부 간섭 용납 안 할 것”

▲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미 관계 악화로 신냉전 시대가 도래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25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최근 미중 관계 악화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지금 경계해야 할 것은 미국의 일부 정치 세력이 중미 관계를 신냉전으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위험한 행동은 역사를 거스르는 일이며, 두 나라의 국민이 수년 동안 쌓아온 협력의 성과를 훼손하고 미국의 발전도 해치기 때문에 양국 지식인들이 함께 나서서 제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들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연일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미국이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서면서,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추진과 관련해서도 강하게 반기를 들고 나선 상태다.

왕이 국무위원은 이날 코로나19와 관련해 “바이러스의 근원을 찾는 일은 과학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미국의 몇몇 정치인들이 중국에 오명을 씌우고 있다. 거짓말에 오도되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코로나19는 미국과 중국 모두의 공공의 적”이라며 “안타깝게도 미국에서 코로나19 외에 정치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정치 바이러스는 중국을 공격하고 모독하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이 중국과 관련해 너무 많은 거짓말과 음모를 꾸며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나라가 지금 해야 할 중요한 일은 코로나19 방제를 서로 돕는 것이며, 글로벌 방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염병이 양국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에 어떻게 대응할지 정책 조율과 소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국가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중국에 배상 소송을 내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도 다른 나라와 똑같이 피해자이다. (중국은) 큰 희생을 치르면서 바이러스 전염 경로를 최단 시간에 차단해 확산을 막아 냈다”면서 “이러한 소송은 중국의 주권을 침범하려는 헛된 망상일 뿐이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왕이 국무위원은 홍콩보안법 제정 추진과 관련해서는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어떠한 외부 간섭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내정 불간섭은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으로 각 나라가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국 중앙 정부가 국가 안보 차원에서 홍콩의 법 제도와 집행 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합법이며, 중앙 정부가 지방 행정 구역의 안보에 최종 책임을 지는 것은 국제관례라는 게 왕이 국무위원이 주장한 논리다. 그는 “작년 송환법 파동 이후 홍콩의 급진 세력이 기승을 부리면서 폭력이 격화하고, 외부 세력이 불법 개입해 중국 국가 안보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에 크게 위협이 되고 있다”며 “홍콩보안법은 잠시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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