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고3 등교…일선 학교 "교내 1m 거리두기 가장 큰 난제"

입력 2020-05-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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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링 수업 현실성 없어…방역 전문가 부족"

▲조리종사원들이 18일 서울 용산고 급식실에서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등교개학은 20일 고3 학생을 시작으로 다음 달 8일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던 고3 등교를 하루 앞둔 19일 일선 고등학교들은 수업 운영 방식과 방역 지침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일선 학교들은 교내 거리두기를 가장 큰 난제로 꼽았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전날 학교 내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철저히 준수하면서 모든 교육 활동 중 마스크 착용 의무화, 수업 시 학생 간 거리를 1m 이상 확보 등 기본 방역 지침을 내린 바 있다.

하현준 서문여고 교사는 "아이들이 등교할 때 어떻게 열 감지를 할지부터 어떤 방식으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지 등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면서 "책상을 1m 이상 띄워놓았기 때문에 수업시간에는 거리두기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쉬는시간이나 급식실 이동시간 등은 사실상 학생들을 전부 통제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거리두기를 위해 제시한 '미러링 수업' 방식은 현장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미러링 수업은 일반 교실보다 면적이 넓은 특별실을 활용해 1개의 반을 2개로 나눈 후 화상으로 중계하는 방식이다.

하 교사는 "미러링 수업을 하려면 교실이 많고 학생이 적어야 하는데 나머지 학년까지 (격주로) 나오기 시작하면 사실상 실행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음악실이나 과학실 등 특별실을 활용해 분반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고 설명했다.

특성화고의 경우 그간 원격 수업으로 하지 못했던 실습수업을 준비 중이다.

이상훈 용산공고 교사는 "직업계고 특성상 이론보다는 실습이 우선돼야 했지만, 한 달 이상 원격 수업을 하다 보니 하지 못했다"면서 "최대한 거리두기를 하며 밀린 실습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용산공고 역시 학생 간 1m 거리두기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다. 이 교사는 "실습을 하는데 교사와 학생, 학생 간 1m 이상 떨어지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교내 시설구조상 1m 거리두기를 준수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들 화장실은 한정돼 있고 소변기 간격이 채 1m가 되지 않는다"면서 “몇백 명의 학생들이 짧은 쉬는시간을 이용해 소변기 4~5칸밖에 안 되는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거리 두기가 실천되겠는가"며 반문했다. 이어 "1m 줄서기 발판을 설치하고 선생님들이 감독하려 하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학교 현장에 방역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대변인은 “학교는 방역 최전선이 아니다"며 "교사가 방역책임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육당국은 학교에 방역 전담 인력을 파견하고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등교 일정은 20일 고3을 시작으로 고2·중3·초1~2학년ㆍ유치원 27일, 고1·중2·초 3~4학년 6일 3일, 중1ㆍ초 5~6학년 6월 8일이다.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은 격주로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을 병행한다. 중학교, 초등학교 학생들도 등교ㆍ원격 수업을 병행하되 주 1회 이상 학교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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