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70조원 증발....환율,10년 10개월만에 최대폭 '상승'
구제금융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미국발 주식시장의 급락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이 패닉을 넘어 '아비규환'을 이루고 있다.
16일 코스피시장은 126.50P(-9.44%) 떨어진 1213.78P로 장을 마감하며 연중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의 낙폭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하락률은 지난 2001년 9월 12일 -12.02%, 2000년 4월 17일 -11.63% 이후 역대 세번째 낙폭을 보였다.
이날은 외국인의 대규모의 순매도와 더불어 기관 매물까지 겹치면서 한 때 1205.14P를 기록하며 120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이 5703억원을 순매수 한 반면 외국인이 6360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면 사상 최대 낙폭을 보였다.
기관 역시 매도세를 보이다가 막판 순매수세로 돌아서면서 439억원 매수우위를 보였고 연기금이 대거 투입되면서 1210선에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35.85P(-9.19%) 떨어진 354.43P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3억원, 148억원의 순매도를 보인 반면 기관이 144억원 순매수세를 보였다.
◆ 주식시장 70조원 증발
이날 주식시장의 급락 여파로 하루만에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70조원이 증발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가총액은 전일 종가기준인 680조원보다 64조원 줄어든 64조원을 기록했으며 코스닥시장에서는 전일보다 5조원 감소한 54조원으로 총 70조에 달하는 금액이 하루만에 날아갔다.
이처럼 시가총액이 대규모로 증발한 것은 국내 최고 기업들이 모두 하한가를 기록한데서 기인하고 있다.POSCO, KB금융, 현대중공업 등이 하한가로 추락하는 등 시가총액 상위 10위권내 국내 대표적인 기업들 모두가 급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 원ㆍ달러 환율은 최대폭 상승
국내외 증시 급락의 여파로 원ㆍ달러 환율은 10년 10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면서 13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33.5원 폭등한 1373원을 기록하며 이틀간 165원이 폭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 초반 환율은 100.50원 폭등한 134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한 때 1296.00원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장 후반 국내증시 급락세가 커지면서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 주식시장 전망이 무의미하다
금융시장의 패닉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망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전망을 논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다만 현 상황에서 오늘과 같은 패닉시장이 또 연출된다면 그때는 IT버블때 주식시장이 폭락하듯이 바닥이 어딘지 모를 정도의 장세를 연출할 것이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기업들을 보면 지금 지수대에 위치할 내용은 아니다"며 "내년도 이익이 크게 늘지 않는다 하더라도 1800선이 적정수준이다. 결국 적정수준으로 가기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될 것인가, 투심이 악화된 상태에서 적정치를 회복하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험난할 것인지가 문제다"고 말했다.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전략분석실장은 "현 주식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 같다"며 "신용위기 대책이 나왔음에도 여전히 불안하다는 우려가 문제와 실물경제 악화 확대, 그로 인한 국내 기업들 실적에 치명적일 것이란 걱정이 패닉장세로 몰고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저점매수를 얘기할 때가 아닌 것 같다"며 "일단은 상황을 주시하면서 몸을 사리고 있는게 우선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곽중보 하나대투 연구원은 "미국증시가 급락한 영향이 크며 또 금융시장 위기가 넘어가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봤는데 실물위기로 전이되는 느낌이다"며 "국내 금융당국에서 증시 안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그러면 1178포인트 저점을 크게 하회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