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재고 줄고… 스마트폰 재고 늘고

입력 2020-05-1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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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품목 '희비'

▲갤럭시S20 시리즈.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를 이끄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불황에 시달렸던 반도체 사업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도 오히려 호조세를 띠고 있다. 크게 늘었던 재고도 줄어들며 정상화 수순을 밝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은 재고가 크게 늘었다. 갤럭시S20 등의 판매 부진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반도체 부문 재고는 11조4688억 원으로 작년 말 11조9120억 원과 비교해 5000억 원 가까이 줄었다.

2017년 말 6조9728억 원이던 반도체 재고는 불황기가 시작된 이듬해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8년 말에는 12조 원을 훌쩍 넘겼다. 그러나 점차 수요가 안정화되며 재고 규모도 줄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낸드 재고는 2019년 말 정상 수준에 도달해 유지 중이며, D램은 변화 없이 2분기 정상 수준에 도달할 예정”이라며 “현재 안정적으로 재고 관리가 되고 있고, 2018년 말과 같은 재고 조정에 따른 급격한 가격 변동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반도체 사업은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이 늘며 서버와 PC 중심의 수요가 견조한 모습이다.

문제는 스마트폰 사업이다. IM부문은 작년 말 재고가 6조8862억 원이었는데, 1분기에는 8조5869억 원으로 약 2조 원 가량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0 판매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 시장 스마트폰 출고량은 2270만대다. 전년 동기(2750만대)와 비교해 17.4% 줄었다.

특히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량이 기대에 못미친다. 업계에선 전작의 60~7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역대 갤럭시S시리즈의 출시 첫해 판매량은 3500만대 안팎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2020년 32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됐던 갤럭시S20 판매량이 2000만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상가상으로 모바일 기기(HHP·HandHeld Player) 공장 가동률도 6년 만에 80% 아래로 떨어졌다. 1분기 HHP 품목 가동률은 73.3%다. 생산 대수는 5873만7000대로 집계됐다.

가동률은 작년 1분기(89.5%) 대비 16.2%포인트 감소했고, 실제 생산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8010만7000대보다 27%나 급감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글로벌 스마트폰 공장 셧다운, 스마트폰 시장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드니 제품 출하도 감소하고, 재고는 쌓이며 공장 가동률은 떨어지는 불황기 모습을 보인다"며 "반도체 사업이 잘 버텨줘야 올해 실적 방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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