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현장] '대면 강의' 시작했지만 한산한 캠퍼스…"교수ㆍ학생 집중 못 해"

입력 2020-05-13 17:03수정 2020-05-1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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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ㆍ고려대 방역 노력…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후 텅빈 강의실

▲일부 대학이 대면 강의를 시작한 가운데 학생들이 감염 등의 이유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의실이 3분의 1도 차지 않는다. 자연스레 거리두기가 되지만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일부 대학이 대면 강의를 시작했지만,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하자 캠퍼스엔 긴장감이 감돈다.

13일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만난 이정혁(23ㆍ가명) 씨는 "대다수 학생이 출석하지 않고 강의실에 드문드문 앉아있다 보니 교수님이나 학생들이나 집중도가 떨어진다"면서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학생들이) 강의실에 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에 따르면 11일 기준 4년제 대학 193곳의 11.9%인 23곳이 대면 강의를 진행 중이다.

한국외대는 서울과 글로벌캠퍼스 전체 4000여 개 강의 가운데 학생들의 요청으로 254개(6%) 강의를 대면 수업으로 하고 있다.

한국외대는 수강생이 30명 이하의 강의일 경우 대면 수업으로 전환한 상태다. 수강 인원이 30명을 넘더라도 △학생 간 거리 확보가 가능하고 △수강생 설문조사에서 찬성이 더 많은 강의는 대면 수업을 허용했다.

다만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강의실에 나오지 않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어도 출석이 인정된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강의 자료를 온라인으로 공유하고 있다"며 "온라인으로 수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강의실에 가지 않아도 출석은 인정된다"고 말했다.

한국외대는 모든 건물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출입문을 하나로 통제하는 등 방역에도 신경을 썼다.

한국외대와 마찬가지로 선별적 대면 강의를 진행 중인 고려대학교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했다. 고려대는 교내에 발열검사소 5곳을 설치하고 증상을 체크한 뒤 이상이 없는 학생과 교직원에게 출입증을 대체하는 스티커를 나눠줬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되자 외부인을 비롯해 20여 명의 사람이 편의시설 등이 있는 고려대 하나스퀘어 안으로 몰려들었다. 카페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등 정부의 방역 지침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고려대 대학원은 일부 강의의 대면 수업 계획을 철회했다.

최근 고려대 공학대학원은 '대면 강의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없어 온라인 강의를 지속할 것'이라는 공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대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재현(30·가명) 씨는 "언제까지 실습을 못 하고 원격으로 이론 수업만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온라인 강의가 장기화하면서 등록금을 환급해달라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18일부터 등록금 반환 소송을 소송인단을 모집한다.

전대넷 관계자는 “실습, 실험이 중요한 학생들은 침해당한 학습권을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대학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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