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조사국 "SK이노에 5년 이상 배제명령 내려야"

입력 2020-05-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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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 의견은 '비등'…관련 기업 22곳 중 20곳 "SK이노 배제명령시 피해 막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의 수입과 판매ㆍ유통을 5년 이상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조지아주 등 지역사회와 배터리 관련 기업들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쳤다.

12일 ITC에 따르면 OUII는 SK이노베이션에 최소 5년의 제한적 배제명령(LEO)과 금지명령(CDO)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위원회에 전했다. OUII는 "만약 SK이노베이션의 처지를 반영한다면 이미 시장에 풀린 전기차용 교체 배터리 생산을 위한 수입을 허용하는 정도로만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한적 배제명령이란 '통상법' 337조를 위반한 것으로 판정된 제품에 한해 수입을 배제하는 명령이다. 금지명령은 이미 수입된 침해 제품의 판매와 유통을 막는 것이다.

앞서 OUII는 LG화학의 '조기 패소(Default Judgment)' 결정 요구에 찬성하는 의견을, SK이노베이션의 이의제기에는 반대의 의견을 냈다.

아울러 ITC는 SK이노베이션의 이의제기를 수용한 이후 미국 의회, 주 정부, 이해관계 기업 등에 이번 소송 결과가 미칠 공공의 이익에 대한 의견을 받고 있다.

미국 상하원 의원들은 의견이 갈렸다. 의견을 제출한 9명의 의원 중 셰로드 브라운(Sherrod Brown), 팝 포트먼(Pob Portman), 프레드 업튼(Fred Upton) 등 4명은 "미국에서 LG화학의 성공과 투자는 공정한 무역과 경쟁, 그리고 영업비밀 보호에 기반을 둔다"며 LG화학의 손을 들었다.

반면, 라마 알렉산더(Lamar Alexander), 로버트 라타(Robert E. Latta) 등 5명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태롭게 하는 결정은 미국의 자동차 산업, 소비자, 경쟁적 경제 상황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신중한 결정을 부탁했다.

지방 정부에서는 조지아주와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 등에서 "ITC의 결정은 잭슨 카운티와 조지아주, 그리고 미국에 중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공익적 측면을 신중히 평가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모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장과 연관 있는 지역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말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에 연간 9.8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최근 두 번째 공장 건설을 결정하고 7억2700억 달러(약 8900억 원)를 출자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관련 기업 22곳도 의견을 냈다. 리오켐(LioChem), 컨티넬탈 스트럭추럴 플라스틱스(Continental Structural Plastics), 메탈사 스트럭추럴 프로덕츠(Metalsa Structural Products) 등 20곳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한 배제명령은 배터리 공장 하나를 문 닫는 것보다 훨씬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이런 공익에 미치는 피해를 신중히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제너럴 모터스(Genral Motors), 미시간 이코노믹 디벨롭먼트 코퍼레이션(Michigan Economic Development Corporation) 등 2곳은 LG화학의 편에 섰다. GM은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셀 생산을 위한 조인트 벤처(JV)를 설립했다"며 "지적 재산권의 보호는 GM에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최근 ITC는 앞서 캐머런 엘리엇(Cameron Elliot) 행정판사(ALJ)가 내린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ITC는 미국 관세법 337조 위반 여부와 구제조치, 공탁금 등을 결정해 10월 5일 최종 결정(Final Determination)을 내릴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최종 판결 전에 합의를 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소송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모니터링, 준비 중"이라며 "상황에 따라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진정한 사과와 함께 배상액 등이 적절한지를 따져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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