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과의 무역협상 재개 관심 없어…이행 상황 보고 싶어”

입력 2020-05-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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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기자와 설전 벌이다 회견 돌연 중단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코로나19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에서 1단계 미·중 무역협정을 재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일언지하(一言之下)에 거절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 재개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이행 상황을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1단계 무역협정 재협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전혀 아니다. 그럴 일은 전혀 없다”며 “나는 그것에 관심이 없다. 우리는 협정에 서명했다. 그들이 자신들에게 더 나은 거래를 하고자 협상을 다시 하고 싶다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서명한 합의를 잘 이행하고 있는지 살펴보자”며 “중국은 지난 수년간 미국을 잘 이용해왔다”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또 코로나19 확대를 놓고 중국에 다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이는 중국 관영 언론매체가 1단계 무역협정 재협상 가능성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미국과 맺은 1단계 무역 합의를 놓고 중국 내 협상 담당자들로부터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일부 정부 고문은 협정문을 아예 무효로 하고 새로운 무역협상을 벌이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미국 정부가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연구소에서 비롯됐다는 악의적인 공격을 펼치고 있다며 이는 중국 무역협상 담당자 사이에서 ‘분노의 쓰나미’를 불러 일으켰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중국 정부 무역고문은 미국 경제 약화와 다가오는 대통령선거를 언급하면서 현재의 1단계 무역 합의를 무효화하는 것이 중국의 국익에 맞고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면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재개할 여유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중국계 기자와 설전을 벌이고 나서 갑자기 기자회견을 중단해버리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트럼프가 미국이 코로나 검사횟수에 있어서 그 어떤 나라보다 우세하며 미국은 훌륭한 검사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화자찬하자 중국계인 CBS방송의 웨이자 장 기자가 “매일 미국인이 죽어가고 있고 여전히 많은 감염 사례가 나오는데 왜 이것을 글로벌 경쟁으로 보는가? 이것이 중요한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나에게 물어보지 말고 중국에 물어보라”고 쏘아붙였다. 이 기자가 다시 “왜 나를 콕 집어 중국에 물어보라 하느냐”고 반문하자 “특정한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불쾌한 질문을 하는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CNN 기자가 다음 차례로 질문을 하려고 하자 아예 회견을 중단하고 나가버렸다.

트럼프는 이미 지난 3월 코로나19 일일 언론 브리핑을 시작한 이래 여러 차례 기자들과 마찰을 빚었다. 지난달 살균제 발언 논란으로 아예 기자회견을 취소한 적도 있었다. 또 트럼프가 코로나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미화하는 영상을 브리핑 중 틀어버리자 CNN 등이 아예 생방송을 끊어버리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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