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가격 인하 전략, 재고 소진서 신제품 초기 수요 진작으로 이동
삼성전자의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가 출시된 지 2개월 만에 소비자 구매 가격이 낮아졌다. 향후 출고가의 조기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갤럭시S20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25만 원에서 최대 50만 원까지 인상했다. 올 3월 출시 당시만 해도 공시지원금은 10만 원대에 불과했다.
여기에 유통점 추가 지원금(15%)과 ‘불법 보조금’이라고 불리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까지 더해지면서 황금연휴 기간 갤럭시S20 ‘대란’이 일어났다.
일부 매장에선 가입조건에 따라 갤럭시S20 울트라 256GB 모델이 40만 원대까지 내려갔고, 갤럭시S20 플러스는 20만 원대, 갤럭시S20은 10만 원대까지 가격을 낮췄다.
이번 이통3사의 공시지원금 인상에는 삼성전자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시지원금 인상에는 삼성전자의 자금지원이 일정 부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S20 판매 촉진을 위해 공시지원금 상향 외에도 출고가 인하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갤럭시S 시리즈는 후속 모델이 나온 뒤 출고가를 낮추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갤럭시S8시리즈는 2017년 4월 출시된 이후 1년가량이나 지나고 나서야 출고가가 10만~13만 원 인하됐다.
이런 흐름은 갤럭시S9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갤럭시S9은 출시 두 달 만에 출고가가 7만7000원 인하됐다. 지난해에도 이통3사는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확산을 위해 갤럭시S10 5G 모델을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출고가를 10만 원 인하했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진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가격 인하 전략은 재고 소진에서 신제품 초기 수요 진작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더해지면서 스마트폰 수요를 끌어올리려는 제조사, 이통3사, 유통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형 스마트폰의 구매 가격을 낮추는 사례가 반복되면, 앞으로 최신형폰 마케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얼리 어댑터(early adopter)를 제외한 스마트폰 교체 시기에 있는 수요자들은 신제품의 가격이 낮아질 때까지 구매를 미룰 수 있다”며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의 사양이 상향평준화된 요즘 작년 모델이라도 다소 가격이 낮은 제품을 구매하려는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