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반도체 자국 생산 확대 추진…“대만 TSCM도 삼성전자도”

입력 2020-05-11 09:37수정 2020-05-1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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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공급망 보호 필요성 커져…인텔·TSMC 등과 논의 진행 외 삼성 현지 생산확대 지원 가능성도

▲미국 뉴욕 나스닥거래소의 한 스크린에 인텔 로고가 표시돼 있다. 뉴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반도체의 자급자족을 추진하고 있다. 중요한 기술 원천인 반도체에 대한 아시아 의존도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배경에 깔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우려를 바탕으로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신설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미국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이 설립되면 업계가 재편돼, 투자 인센티브나 강력한 지역 공급망에 매료돼 아시아로 갔던 많은 기업들이 수십 년 만에 방침을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에 대한 미국 정부와 업계의 오랜 불안을 재부각시켰다. 특히 미국 관리들은 자국 기술기업들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인 대만 TSMC에 너무 의존하는 것을 걱정해왔다. TSMC는 최첨단 기술을 사용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3개사 중 한 곳이다. WSJ가 언급한 3개사는 삼성전자와 인텔, TSMC다. 그러나 TSMC의 본거지인 대만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항상 지정학적 불안을 안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내놓은 반도체 공급망 보고서에서 “한국과 대만, 중국은 미국 디지털 경제 전체의 의존도를 보여주는 3대 축”이라며 “특히 대만은 미국의 가장 크고 중요한 기술기업들 대부분에 있어 단일한 실패지점이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산업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WSJ가 입수한 문서와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미국에 새 반도체 공장들을 세우고자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물론 TSMC와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로버트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 미국 국방부에 보낸 서신에서 “국방부와 협력해 미국에 파운드리를 세울 준비가 돼 있다”며 “현재의 지정학적 환경에서 야기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미국 내 생산을 강화하고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인텔 서신을 상원 군사위원회에도 보냈다.

그렉 슬레이터 인텔 정책·기술 부문 부사장은 “우리는 이 이슈에 매우 진지하다”며 “최첨단 반도체를 정부와 다른 고객에게 안전하게 공급하는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인텔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타이밍이 좋고 상업적 측면에서 바라봐도 수요가 이전보다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TSMC도 미국 상무부, 국방부 관리들, 자사 최대 고객 중 하나인 애플과 미국 내 반도체공장 신설을 논의해왔다. TSMC는 성명에서 “우리는 미국을 포함해 모든 적합한 해외 지역에 공장을 짓는 것에 열려 있다”며 “다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미국 관리들은 텍사스주 오스틴에 이미 반도체공장이 있는 삼성이 자국 내에서 수탁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은 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한 고위 관리는 “정부는 미국의 지속적인 기술 리더십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연구·개발(R&D)과 생산, 공급망 관리와 인력개발 기회 등에 협력하기 위해 주와 지방정부 및 민간 부문 파트너, 해외 동맹국과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미 수십 개의 반도체공장이 있지만 인텔만이 가장 빠르고 전력 효율이 가장 좋은 10나노미터 이하의 칩을 만들 수 있으며 파운드리 중에서는 TSMC와 삼성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퀄컴과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많은 미국 반도체업체가 자사의 최첨단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TSMC에 의존하고 있다. 심지어 인텔도 TSMC에 일부 반도체 생산을 의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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