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죽쑤는 美 기업의 희망...“중국 시장이 깨어나고 있다”

입력 2020-04-3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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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종식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되고 있는 중국 베이징 거리가 사람들로 붐빈다. 베이징/UPI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혼수 상태에 빠진 미국 경제가 언제 깨어날 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시장 참가자들이 주시하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2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다수 주에서 경제 재개 움직임이 시작됐지만 미국 경제가 바닥을 쳤는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중국에서 입지를 다진 미국 우량기업들의 최근 실적 발표는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로 미국 경제에도 훈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미국 청바지 브랜드 대명사로 꼽히는 레비스트라우스(리바이스)는 이달 초 실적을 발표하면서 “소비자들이 돈을 쓰기 시작했다”면서 “코로나19 진원지에서조차 수요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3월 들어 매장 영업을 다시 시작한 후 매출이 매주 상승세다. 3월 온라인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하미트 싱 리바이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장 방문객 수가 예년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우한을 비롯한 중국에서 직영 매장의 영업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산업장비 생산업체 스냅온도 중국 상황이 달라졌음을 내비쳤다. 니콜라스 핀척 스냅온 최고경영자(CEO) 이번 달에 실적을 내놓으면서 “중국에서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다”면서 “상점들이 문을 열었고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은행 스테이트스트리트도 4월 중국 항저우에서 영업이 정상으로 돌아와 직원들의 75~80%가 업무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제조업체 3M도 “꽤 광범위한 분야에서 경제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회복이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1분기 아시아 시장, 특히 중국에서 대규모 매출 감소를 기록한 건설장비업체 캐터필러 역시 “코로나 사태가 종식 단계에 접어들면서 중국 상황이 좋아진 것은 분명하다”면서 “중국 내 모든 시설이 재가동에 들어갔고 공급업체들의 사정도 훨씬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중국에서 최악의 상황이 완전히 끝났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중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미국과 유럽에서 이제야 경제 충격파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1%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 이유도 교역 파트너들이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무디스는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5.7%, 유로존은 -6.5%로 전망했다.

그나마 내년에는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중국 경제도 7.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견은 있다. 조르지오 카푸토 제이오함브로캐피털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나리오”라면서 “올 하반기 코로나 2차 확산 우려를 고려하면 중국의 수요 증가는 일시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낙관론을 경계하게 만든다. 또 서방 국가들이 중국만큼 빠른 경제회복을 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도 오판이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중국 경제와 자유 시장 경제 중심의 서방 국가들은 토대 자체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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