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맞아 호텔은 '만실'ㆍKTX는 '만석'…코로나19 '보복소비' 꿈틀

입력 2020-04-28 18:00수정 2020-04-2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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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전서진(34) 씨는 연휴 계획을 뒤늦게 세우는 바람에 숙소 예약이 어려워 5월 4일 휴가를 냈다. 당초 4월말에서 5월초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에 가족여행을 떠나려고 했지만 제주의 리조트 예약이 불가능해 결국 4일 휴가를 내고 3일부터 5일까지로 여행계획을 미뤘다. 제주 항공권 가격도 크게 올랐다. 2~3월만 해도 항공권 가격이 커피 한잔 수준으로 내려갔지만 그가 예약한 3일 출발 항공권은 1인당 10만원대였다. 3인 가족의 여행을 위해 그가 결제한 항공권과 숙박 비용만 100만 원에 달하지만 재난지원금이 지급될 테니 크게 부담이 되진 않는다.

▲코로나19로 거의 중단됐던 내수 소비가 황금연휴를 계기로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봄 세일 기간에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고객들이 세일 상품을 고르는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가 굳게 걸어잠근 소비의 빗장이 풀릴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두달여간 이어진 코로나 정국으로 외출을 자제해온 이들이 코로나19가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자 이번 황금연휴(4월 30~5월 5일)기간에 대거 여행을 비롯한 소비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뤘던 소비가 일시에 터져나오면서 ‘보복성 소비’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복성 소비란 전염병이나 경제난 등으로 정상적인 소비활동이 어려운 시기가 종식된 후 일시적으로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자동차와 가전 등 고가 소비재 수요가 크게 몰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과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 사업 등 소비 유인 정책이 잇따르면서 소비가 되살아나는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개점 휴업 상태였던 항공사와 숙박시설에는 황금연휴 기간 예약이 몰리고 있다. 국내선 항공권 예약이 급증하면서 일부 노선은 좌석수 부족 사태가 빚어졌으며 제주도와 강원도 등 일부 지역 호텔과 리조트 예약률은 100%를 기록하는 등 예년 수준의 연휴 특수를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황금연휴 기간 코로나19 이전처럼 KTX가 매진되는 사례도 나왔다. 한국철도에 따르면 29일 저녁시간대 하행 경부·호남·전라선 대부분 열차가 매진됐고 30일 오전 하행 경부·호남·전라·강릉선 일부 열차가 매진됐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 가운데 교외에 위치한 아웃렛들은 이미 지난 주말부터 매출이 전월대비 증가를 넘어 전년 대비로도 플러스 성장세를 보여 연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백화점 매출도 전월 대비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전자랜드가 분석한 올해 1분기 가전 판매는 식기세척기가 전년동기 대비 448%나 급증한 것을 비롯해 에어프라이어, 의류관리기도 42%, 43%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식품 위주로 방송을 편성했던 홈쇼핑도 가전 방송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연휴 기간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펼쳐 매출 회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가전 방송 중 에너지 효율을 강조하면 콜이 급등하는 등 으뜸효율 환급사업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며 “가전이 포스트 코로나 주력 제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코로나19 진정세와 봄 성수기를 맞아 소비가 이대로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연휴에 따른 ‘반짝 호황’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는 일시적인 효과일 뿐 전체적으로 회복되려면 기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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