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평년 대비 사망자 증가, 코로나19 공표값 큰 폭 웃돌아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공식 통계보다 60%가량 더 많을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사인에 관계없이 각국의 3~4월 사망자 수를 조사한 결과, 예년에 비해 증가 폭이 코로나19 사망자 수 발표치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인되지 않은 채 사망한 사람이 많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가운데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14개국에서는 3월 이후 총 사망자 수가 예년보다 12만2000명 더 많았다. 같은 시기에 이들 국가의 공식적인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7만7000명이었다. 이 정도의 사망자 수 축소 발표가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가정하면,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사망자 수는 31만8000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FT는 분석했다.
예년에 비해 사망자 수 증가율을 국가별로 보면, 벨기에가 60%, 스페인이 51%, 네덜란드는 42%, 프랑스는 34%였다. 14개국 중 13개국에서 예년에 비해 사망자 수 증가 폭이 코로나19로 인한 공식 사망자 수를 웃돌았다.
유럽에서 처음으로 폭발적 감염이 확산한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주에서는 사망자 수가 예년보다 약 1만3000명 더 많았다. 예년 대비 155%나 증가한 것이다. 이는 롬바르디아 주의 실제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공식 통계치(4348명)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음을 뜻한다.
데이비드 스피겔홀터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영국의 일일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너무 적다”며 “병원에서 사망한 사람만 공식 통계에 포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FT는 사망자 수 증가에는 병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을 우려해 통원을 주저하다가 다른 병으로 인해 숨진 경우가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친 지역에서 초과 사망자 수가 가파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신흥국에서도 공식 통계와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사망자 수는 예년 대비 1400명 많았다. 공표된 코로나19 사망자 수의 1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에콰도르 과야스 주에서는 3월 1일부터 4월 15일 사이에 245명의 공식적인 코로나19 사망자가 보고됐는데, 총 사망자 수는 평년 대비 350%(1만200명)나 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