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환율 변동성에 투자하는 외환 차익거래(FX마진거래) 규모가 20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FX마진거래는 두 개 통화를 동시에 사고 팔며 환차익을 노리는 고위험ㆍ고수익 금융투자상품으로, 개인 투자자가 손실을 입는 경우가 많아 ‘개미 무덤’으로 불리기도 한다.
레버리지 비율이 10배로 최근 개인 투자자 거래가 급증한 원유 선물 연계 상장지수증권(ETN)처럼 투기성이 짙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의 FX마진거래 대금은 총 213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0.1% 증가했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로 계산하면 약 26조 원 규모다.
지난달 FX마진거래 거래량은 19만4212계약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9% 증가했다.
FX마진거래 대금은 1월 54억7000만 달러에서 2월 98만6000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달 폭발적으로 증가해 단숨에 200억 달러 선을 넘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주식ㆍ원유와 마찬가지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한방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FX마진거래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FX마진거래의 증거금률은 10%이고, 계약당 기본 단위는 10만 달러다.
1만 달러를 국내 선물회사나 중개업체에 맡기면 레버리지를 활용해 그 10배인 10만 달러 규모의 거래를 할 수 있다.
이처럼 투기성 짙은 금융투자상품이지만 개인 투자자의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미흡해 손실을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외화 변동성이나 손익구조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단타 매매 위주로 이뤄지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2012년 증거금률을 기존 5%에서 10%로 상향한 것도 조사 결과 개인 투자자의 90%가량이 손실을 입고 있다는 결과를 토대로 결정한 것이다.
최근에도 금융당국은 고위험ㆍ고수익 금융투자상품에 대해 경계할 것을 당부했는데, 소비자경보가 발령된 레버리지 원유 선물 ETN 상품이 원유 가격 급등락과 연계된 상품이라면 FX마진거래는 환율과 연계된 고위험 상품이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금융권 간담회에서 “아직 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데도 고위험ㆍ고수익 금융상품 판매가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인다"며 "투자자들은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투자 판단을 해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