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등장이 이어지면서 콘텐츠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차츰 제자리를 찾고 있다. 하지만 관련 종목 내에서도 희비가 갈리는 모습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집에서 소비할 수 있는 드라마ㆍ게임 제작사들은 우상향 폭이 거셌지만, 오프라인 수요가 흥행을 견인하는 영화 관련 종목들은 실적 하향이 불가피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소폭 회복에 그치거나, 신용등급 하향 위험에 처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는 전일 1826.20을 기록하면서 1월 초 수치를 회복했다. 1501.23까지 떨어지며 저점을 찍었던 지난달 19일과 비교하면 69.71포인트(22.16%) 올랐다. 이 지수 구성종목에는 드라마 및 영화ㆍ엔터ㆍ광고ㆍ게임 관련 업체 22개가 포함돼 있다.
◇‘집콕족’ 수요 늘어…드라마ㆍ웹툰ㆍ게임주 ‘방긋’ = 지수 반등을 이끈 건 드라마 대표 종목인 스튜디오드래곤과 엔씨소프트, 위메이드 등 게임 관련주다. ‘집콕족’의 콘텐츠 수요를 견인하면서 1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국내 드라마 대장주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는 지난달 19일 저점(6만9100원)과 비교해 23% 증가한 8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또 다른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토리, 키이스트도 저점과 비교해 각각 94.8%, 104.5% 증가했다.
이들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이 활황을 띠면서 무서운 속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한한령(한류제한령) 완화 움직임도 또 하나의 호재로 작용했다. 최근 중국 OTT 유쿠가 한국 드라마 카테고리를 다시 여는 등 한중 콘텐츠 교류에 해빙무드가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국가 간 이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 하에서 문화 관광교류가 재개된다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판매부터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게임 업체 역시 언택트 문화로 인한 소비가 늘어나며 ‘코로나19 무풍지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업종 내 대장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의 경우 이번 달 들어서만 총 2곳의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상향했고, 3곳의 증권사가 실적 기대치를 올려 잡았다. 주가도 저점 대비 22.5%가량 올랐다.
게임 종류는 다르지만 웹보드 게임 관련업체(NHN)와 최근 열풍을 일으킨 ‘동물의 숲’ 관련주(대원미디어) 등도 각각 저점과 대비하면 각각 34.36%, 68.2% 상승했다.
◇극장주는 아직 터널 속 = 반면 오프라인 소비가 실적으로 직결되는 영화 관련주들은 반등 시기를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표 극장주인 CJ CGV의 경우 이달 들어 3곳의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내려잡았고, 이 중 한 곳에선 투자의견도 ‘보유’로 하향했다. 장기관 휴관이 지속되면서 최근 신용등급도 하향된 상태다. 한국신용평가는 전일 A+(부정적)인 CJ CGV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하향검토)로 변경했다. 실적 부진 전망에 더해 지나친 사업 확장으로 재무적 안전성도 우려된다는 평가다.
주가는 저점인 1만4000원대에서 2만3000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증권가에선 업황이 개선되기 전까진 유의미한 반등이 나오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극장주인 제이콘텐트리도 영화 부문은 상반기 내 실적 반등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방송 부문에선 일정 부분 호실적이 기대되면서 목표주가 상ㆍ하향 의견이 동시에 나오는 등 증권가 분석도 갈리고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CJ CGV의 경우 1분기와 2분기 모두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이며 재무리스크 우려 구간에 진입했다”라며 “제이콘텐트리는 방송 부문이 넷플릭스 효과 등으로 인해 양호하나, 극장 적자가 방송 이익을 큰 폭으로 상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