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산업생산 등 주요 지표도 역성장 지속…향후 경제대책 초점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현지시간)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마이너스(-) 6.5%보다 더 부진하고 지난해 4분기의 6.0% 성장에서 급격하게 정반대로 역성장한 것이다.
분기 성장률로는 해당 통계가 시작된 199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적이 없다. 분기 성장률로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의 6.0%가 가장 낮은 수치였다.
1991년 이전에는 연간 경제성장률 밖에 집계되지 않았지만 마이너스 성장은 사회 혼란이 극에 달했던 문화대혁명이 끝난 1976년(-1.6%)을 마지막으로 없었다.
중국은 코로나19 전염 확산으로 지난 1월 말부터 2월까지 경제활동을 전면적으로 정지하면서 44년 만의 첫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한 것은 물론 분기 기준이기는 하지만 역대 최악의 역성장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 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로는 -9.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의 1.5%에서 크게 하락하고 통계가 시작된 2010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보인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선진국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연율로 환산하면 중국의 GDP 증가율은 -34%로 추락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지난달부터 중국에서 많은 기업이 영업을 재개하고 공장 문을 다시 열면서 경제활동이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해 중국은 글로벌 수요 감소라는 역풍에 직면했다.
모건스탠리아시아의 로빈 싱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1월 말과 2월의 전국적인 봉쇄를 고려하면 중국 경제가 1분기 수축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세계 주요국 대부분이 여전히 봉쇄 단계에 있어 중국의 2분기 GDP 증가율도 제로(0)%를 약간 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GDP와 함께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도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중국의 지난 3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1% 줄어들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 7.3% 감소보다는 부진이 덜했다. 1~3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8.4% 줄어 감소폭이 1~2월의 13.5% 감소에서 축소했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년보다 15.8% 감소했다. 1~3월 소매판매는 19.0% 줄어 1~2월의 20.5% 감소보다 다소 호전된 것으로 나왔다.
올 들어 3월까지의 농촌 제외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냈다. 이 역시 1~2월의 24.5% 감소에서 감소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중국이 44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역사적인 경기침체를 보이면서 시진핑 국가주석 등 지도부가 어떤 경제대책을 내놓을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중국은 아직 대규모 부양책을 펼치지는 않고 있다. 거액의 재정을 동원하려면 코로나19로 연기됐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에 시장은 중국이 전인대를 언제 개최할지 주목하고 있다. 홍콩 성도일보는 전날 전인대가 5월 중하순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가 개막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코로나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16일 하루 동안 중국 본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26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공식 통계에는 넣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도 전날 66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기됐던 전인대를 개최하고 경제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정상화시키려면 코로나19가 완전히 봉쇄됐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정부가 경제정상화를 서두르다가 2차 감염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도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