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잡지도 코로나 역풍...‘보그’ 콘데나스트, 6000명에 급여삭감·해고 통보

입력 2020-04-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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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 있는 병원 의료진이 앰뷸런스 옆을 지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가 미디어업계에도 불어 닥쳤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보그’, ‘베니티페어’, ‘뉴요커’ 등 고급 잡지를 출간하는 미디어 기업 콘데나스트가 전 세계 직원 6000명에게 급여 삭감과 무급휴가, 일시 해고 계획을 알렸다.

로저 J 린치 콘데나스트 최고경영자(CEO)는 “광고주, 구독자 감소로 상당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회사 직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0만 달러(약 1억2000만 원) 이상 급여자는 5월부터 5개월간 급여가 10~20% 삭감된다. 보그 편집장으로 유명한 애나 윈투어를 포함한 고위 경영진의 보수는 20% 줄어든다. 또 린치 CEO를 포함한 최고 경영진과 이사회 멤버의 보수는 50% 깎인다. 다만 감원 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다음 달까지 모든 채용도 동결됐다.

린치는 영국 등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직원 보수를 지원하는 곳에서는 3~4일 근무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콘데나스트는 코로나19 사태로 샤넬,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 광고주들이 마케팅 비용 줄이면서 타격을 입었다. 또 미국에서 최근 몇 주 사이에 1600만 명에 이르는 신규 실업자가 발생하면서 고급 잡지 구입은 사치라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콘데나스트는 정부에 직접 지원금을 신청하지는 않았지만, 무급휴가 혹은 해고 직원을 위해 경기부양 패키지 사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NYT는 고소득 편집자들이 즐비한 잡지사가 정부 지원금을 신청하는 조치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멋스러운 잡지사가 직원 보조금을 정부에 신청한다는 사실이 독자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어 업계에서 꺼리는 일이어서다.

최근 콘데나스트의 유명 고객 중 하나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은 프랑스 정부의 보조금 프로그램을 이용하겠다고 밝혔다가 샤넬이 스스로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발표한 후 철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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