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틈 타...중국, SNS 이용해 국제 여론 선동

입력 2020-04-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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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보낸 의료장비가 프랑스에 도착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가 고통을 겪고 있는 와중에 중국이 세계를 상대로 선전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소셜미디어(SNS) 광고를 사들여 허위정보를 퍼트리는 작전으로 코로나19를 둘러싼 국제 여론 조작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 국영 언론이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광고를 구입해 자사 영문 서비스를 홍보하고 또 기사를 게재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소셜미디어인 트위터도 주요 공략 대상이다. 게재 내용은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폄하와 자국 홍보가 주를 이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깎아내리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정부를 옹호한다.

트럼프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른 것을 비판하고 코로나19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이미 미국에 존재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반면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하고 발원지인 후베이성에 파견된 4만2000명의 의료진 가운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가 한 명도 없다고 홍보한다.

사이버보안 위협정보 제공업체 레코디드퓨처가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중국 국영 미디어에 연결된 SNS에 올라온 게시물은 하루 3300건 이상으로 이전 수준의 3배에 이른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한 시기에 게시물이 집중된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의 이 같은 선전전은 러시아의 전술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주로 국영 언론을 동원해 허구 주장을 퍼트리며 여론을 선동하고 분노를 조장하는 방식의 여론전을 펼쳐왔다. 러시아가 활용해온 선전전을 그대로 베끼고 있는 것이다.

바네사 몰터 스탠포드인터넷전망대 연구원은 “중국은 2018년 말부터 200건 이상의 페이스북 광고를 구매했는데 3분의 1 이상이 지난 2개월 동안 이뤄졌다”면서 “최근 광고 대부분은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관련 세계의 우호적 인식을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4개월 동안 페이스북에 올라온 중국 국영 언론 광고의 조회 수는 1억900만에 이른다. 그중 4500만가량의 조회 수가 지난 2월 15일 이후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러시아 인터넷 연구소가 정보 조작으로 얻은 4000만 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은 올해 초부터 국영 미디어에 의한 게시물에는 표시를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트위터는 국영 미디어 광고를 금지하고 있지만 기관들에는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규제 허점을 틈 타, 중국 정부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활용해 코로나19 위기를 자국 이미지 개선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프리실라 모리우치 레코디드퓨처 수석 연구원은 “중국이 전염병 확산 위기를 이용해 자국이 미국보다 더 인도주의적인 글로벌 리더라는 선전전에 적극 나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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