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영국에 경고 “5G 정책 유지해야…우리 배제하면 통신 느려질 것”

입력 2020-04-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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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보당국 “중국과 관계 재검토해야”…MI6 “중국, 1~2월 코로나19 환자 축소 보고”

▲영국 런던에서 2월 20일(현지시간) 화웨이가 신제품 전시회를 연 가운데 참관객들이 전시회장을 둘러 보고 있다. 런던/신화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중국과 영국 관계가 냉랭해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가 영국 측에 자사를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화웨이는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사업에서 자사가 제외된다면 영국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1월 비핵심적인 부문에 한하는 것을 조건으로 화웨이의 자국 5G 사업 진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영국 내에서 중국과 화웨이에 대한 반감이 갈수록 커지면서 이상기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당인 보수당 소속의 38명 의원이 지난달 화웨이의 5G 사업 참여를 늦어도 2023년 초까지 중단하는 새로운 법안을 발의하는 등 정부 의견에 반기를 들었다. 당시 하원의원 다수가 이런 반란에 동조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져 화웨이가 축출될 위기가 커지고 있다.

이에 화웨이 영국법인의 빅터 장 대표는 정부 측에 보낸 서신에서 “코로나가 처음으로 영국을 강타하고 나서 가정 내 데이터 사용이 최소 50% 이상 증가해 통신 시스템에 심각한 압력을 주고 있다”며 “화웨이는 BT, 보다폰과 EE 등 영국 통신사들과 협력해 이런 데이터 증가를 원활히 처리했으며 통신장비 부품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영국 근처에 새로운 재고창고 3개도 세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의 위기로 특히 농촌 지역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느린 디지털 차선’에 갇혀 있다”며 “5G 미래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증거 없이 우리를 공격하기로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나 5G 부문에서 우리의 참여를 중단시키면 영국은 장애를 겪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통신이 필요하다. 화웨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화웨이를 제외하면 지금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네트워크 제공이 그만큼 지연되고 비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코로나19에 대한 중국의 잘못된 초기 대응과 더불어 중국 업체와 기술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으로 영국에서 중국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BBC는 지적했다.

이언 던컨 스미스 전 고용연금부 장관 등 보수당 의원 15명은 지난 4일 중국과의 관계 재검토를 촉구하는 공개 서신을 보냈다.

또 영국 일간 가디언의 전날 보도에 따르면 대외정보를 담당하는 MI6와 국내정보를 맡는 MI5 등 영국 정보기관들은 정부 측에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나서 중국과의 관계를 재검토하고 첨단기술 및 기타 전략사업에서 통제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MI6는 장관들에게 지난 1~2월 중국이 코로나19 환자와 사망자 수를 뚜렷하게 축소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백악관에 보고한 것과 비슷한 내용이라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BBC는 화웨이는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전날 퇴원한 것에 맞춰 성명을 발표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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