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은, 올 성장률 2.1% 큰 폭 하회·물가 0%대..코로나19 양상이 좌우

입력 2020-04-0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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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부진도 가시화..완화정도 조정 여부는 코로나19 확산·국내 금융경제·금융안정 고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돌고, 소비자물가는 0%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9일 이주열(사진 왼쪽) 한국은행 총재가 4월 금융통화위원회 개최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제공 = 한국은행)
올해 경제성장률(GDP)은 2%를 밑돌고, 소비자물가는 0%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수출 부진도 가시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정책방향과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금년 중 GDP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1%)를 큰 폭 하회할 전망이다. 이같은 예상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8% 성장 이후 11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하게 되는 것이다.

민간소비는 감소하고 있고, 설비투자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연초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던 수출도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팬데믹)함에 따라 부진이 가시화됐다고 봤다.

실제, 2월중 소매판매는 내구재와 준내구재 및 비내구재가 모두 줄면서 전월대비 6.0%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운송장비가 크게 줄어 4.8% 감소를 기록했다. 3월중 수출은 통관기준 469억달러에 그쳐 전년동월대비 0.2% 줄었다. 일평균 수출 역시 6.4% 하락했다.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은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향후 성장흐름은 코로나19의 전개양상에 크게 좌우될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외에서의 적극적인 경기대응정책과 중국경제의 빠른 정상화 등은 상방리스크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반도체경기 회복 지연 등은 하방리스크로 꼽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도 국제유가 급락과 수요측 압력 약화 등으로 2월 전망치(각각 1.0%, 0.7%)를 상당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4월들어 8일까지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27.1달러로 전월 같은기간 대비 반토막(-46.2%) 났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0.4%에 그쳐 통계집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세계경제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에 크게 위축됐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고용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경기부진이 가시화됐고, 유로지역도 이동제한 조치와 휴업 등으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중국도 도시봉쇄와 공장가동 중지 등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으며, 일본 또한 부진한 경기흐름을 지속했다.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각국의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 상황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지난달 임시 금통위를 열고 소위 빅컷(50bp 인하)을 단행한데 이어 각종 유동성 공급 조치들을 쏟아내면서 그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또 공개시장운영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산업은행 산금채와 중소기업은행 중금채, 수출입은행 수출입은행채 등 3개 특수은행채와 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또,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 대상증권과 대출 적격담보증권에 예금보험공사가 발행한 정부 비보증 예보기금특별계정채권을 추가키로 했다. 한은의 단순매매 대상 증권 확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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