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감산 준비 완료”…산유국 감산 합의 ‘청신호’

입력 2020-04-0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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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OPEC+ 합의 일환으로 하루 160만 배럴 감산 준비 돼

▲최근 6달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추이. 8일(현지시간) 종가 25.09달러.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러시아가 석유 생산량을 줄일 용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유가를 지지해 줄 글로벌 감산 합의 실현에 한 발자국 다가갔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하메드 알캅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 겸 알제리 에너지부 장관은 국영 통신에 이날 열리는 긴급화상회의에서 ‘대규모 생산량 감축’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는 이날 화상회의에서 국제 원유 시장 안정화와 감산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OPEC+에 참여하지 않는 미국, 캐나다 등에도 감산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알캅 의장의 발언은 러시아 에너지부가 OPEC+와 다른 생산국들을 포함한 합의의 일환으로 하루 160만 배럴(약 15%) 규모를 감산할 준비가 됐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날 회의의 성패는 대형 석유회사나 미국의 셰일 업계 등 세계 각국의 에너지 관련 기업과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같은 산유국들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채굴 단가가 높은 자국의 셰일오일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유가를 높여야 한다. 셰일오일의 생산단가를 맞추기 위해서는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웃돌아야 하는데, 현재 유가가 여기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폭락하는 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유가 전쟁’의 당사국인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 개입하기도 했다.

앞서 OPEC+는 지난달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장관급 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감산을 논의했지만, 사우디와 러시아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합의가 불발됐다. 이후 가격 인하와 증산 등을 통한 일명 ‘원유 전쟁’이 발발했고, 국제유가는 최근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배럴당 20달러대로 추락했다.

최근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에 따라 각국이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셧다운, 여행 제한 등의 카드를 꺼내 들면서 원유 수요 감소는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줄어든 원유 수요는 약 30%(하루 3000만 배럴)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편 9일 OPEC+ 회의에 이어 오는 10일에는 주요 20개국(G20) 에너지 장관들이 모여 영상 회의를 한다. 이날 회의에서 에너지 시장 안정을 위한 국제 대화와 협력 강화, 코로나19 팬데믹이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 완화 등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SPA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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