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재무장관, 코로나19 경제대책 합의 실패…위기 극복 물음표

입력 2020-04-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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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네덜란드, 구제금융 조건 놓고 충돌…공동 채권 발행 주장에도 대립

▲봅커 혹스트라 네덜란드 재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이뤄진 EU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EU 재무장관들은 코로나19 경제대책 도출을 위해 8일까지 16시간 이상 마라톤 회의를 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헤이그/EPA연합뉴스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의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는 대책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EU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지 물음표가 붙었다.

EU 재무장관들은 16시간 이상의 마라톤 긴급 화상회의를 펼쳤으나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회의가 파행으로 끝난 가장 큰 이유는 이탈리아와 네덜란드의 극심한 대립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양국은 약 4100억 유로(약 543조 원)에 달하는 구제금융 조건을 놓고 충돌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2012년 재정위기 당시 심각한 재정난에 휘말린 국가를 지원하기 위한 구제금융 기금인 유럽안정화기구(ESM)를 세웠다. 유럽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이탈리아는 ESM 자금 사용조건을 완화하고자 한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구제금융을 받으려면 부채 감축 등 구조조정을 수반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맞섰다.

또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은 공동 채권 발행을 주장했지만 독일과 네덜란드 등 재정상황이 비교적 좋은 북유럽 국가들이 이에 반대했다.

프랑스 정부가 주도하는 공동 채권인 이른바 ‘코로나본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비용을 회원국들이 분담하고자 공동으로 채권을 발행한다는 아이디어다. 이는 10년 전 나왔던 ‘유로본드’와 비슷한 구상으로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 막대한 빚을 짊어진 남유럽 국가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그러나 독일은 부채를 나눈다는 아이디어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네덜란드도 채무 리스크를 더욱 키울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U 재무장관들은 9일 회의를 재개할 것이나 경제대책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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