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저녁 코로나19 증상 악화해 집중 치료 병상으로 이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증상이 악화해 집중 치료 병상으로 옮겨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산소호흡기 없이 호흡하는 등 안정된 상태를 보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존슨 총리가 간밤에 안정적인 상태를 보였으며 맑은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증상 중 하나인 폐렴 진단도 받지 않았다”면서 “총리가 통상적인 산소 치료 외에 다른 도움 없이 호흡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리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열흘이 지나도록 증상이 완화하지 않자 검사를 받기 위해 5일 저녁 런던 세인트토머스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상태 악화로 전날 저녁 7시 집중 치료 병상으로 옮겨졌다.
존슨 총리의 집중 치료 병상 이송으로 영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시기에 리더십 부재가 우려돼서다. 존슨 총리는 사실상의 부총리인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에게 코로나19 위기 관리 역할을 맡겨둔 상태다. 정부연구소에 따르면 영국은 총리가 정상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개입할 수 있는 부총리나 임시 총리의 헌법적 역할에 관한 공식적인 규정이 없다. 다만 총리는 자신이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 권한을 대행할 인사인 일종의 ‘지정 생존자(designated survivor)’를 정해둔다.
이에 따라 라브 장관이 코로나19 대응 회의와 각종 위원회를 주재할 예정이다. 총리 업무 대행을 맡은 라브 장관은 현재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회복할 것으로 자신했다.
그러나 존슨 총리가 매우 빠른 회복을 하지 않는 한, 내각 위원들은 모여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국가 봉쇄조치 해제를 결정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 봉쇄 해제를 결정할 계획이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이번 주말까지 예정된 이동제한 등 봉쇄조치 해제와 관련, “결정은 공동으로 내려질 것이며 적절한 조언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총리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질병은 누구에게나, 매우 심하게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봉쇄조치 권고를 따라야 한다”고 국민에 당부했다
이날 영국 보건부는 오후 5시 기준, 코로나19 사망자가 전날보다 786명 늘어 615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일일 사망자 증가 수는 영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이후 최대치다. 영국의 코로나19 일일 사망자 증가 수는 1일 569명에서 2일 684명, 3일 708명으로 늘어났다가 4일 621명에 이어 5일 439명까지 축소됐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만5242명으로 전날보다 3634명 증가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3802명)보다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