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앞두고 전 세계 ‘거리두기’ 비상

입력 2020-04-0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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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예배·화상채팅 가족모임 등 다양한 아이디어…과테말라·호주 등 국내여행 제한

▲미국 일리노이주 졸리엣의 한 상점이 6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은 가운데 부활절 바구니가 상점 진열대 위에 놓여져 있다. 졸리엣/AP뉴시스
크리스마스와 함께 기독교계의 연중 최대 행사인 부활절을 앞두고 세계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부활절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를 위해 각국이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경제 전문매체 포브스가 보도했다.

이번 주는 기독교는 물론 여러 종교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12일 부활절을 앞두고 지난 5일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리는 고난주간이 시작됐다. 유대교에서는 이집트 탈출을 기념하는 유월절이 8일 시작된다. 한편 금식 기간인 이슬람의 라마단은 이달 말 시작된다.

예년 같으면 사람들이 따뜻한 봄과 함께 부활절을 만끽했겠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외출은 꿈도 꿀 수 없다. CNN은 사람들이 코로나19가 더는 퍼지지 않도록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도 부활절이나 유월절 등을 기념하는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부활절 예배 동영상 스트리밍과 화상 채팅 앱을 통한 가족 모임 등이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미국 보스턴 교구는 고난주간 내내 가톨릭 신자들을 위해 케이블 방송과 애플TV 등 셋톱TV를 통해 미사를 진행한다. 가톨릭TV 대표이자 보스턴 교구 보좌주교인 로버트 리드 신부는 “성당에서 가장 성스러운 주일을 축하할 수 없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현대 기술 선물을 통해 우리는 가상으로 모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티 월시 보스턴 시장도 “가톨릭 신자로서 부활절에 집에 머무르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안다”며 “그러나 지금이 코로나19를 억제하기 위한 중요한 시기”라며 가상예배를 촉구했다.

뉴욕 소재 스타트업 스포큰엔터테인먼트 설립자인 스티븐 맥코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부활절은 우리 가족에게 항상 큰 행사였다”며 “올해도 비록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화상 채팅 앱을 켜놓고 대화하고 웹 카메라를 통해 달걀에 색칠하는 것을 서로 보는 등 부활절을 기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대교인들도 온 가족과 친척이 한데 모이는 만찬 대신 화상회의 앱 ‘줌(Zoom)’을 통한 가상 만찬으로 유월절을 기념하기로 했다고 CNN은 전했다.

포브스는 이미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해외 여행은 물론 자국 내 이동도 제한한 상태이지만, 부활절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국내 여행 제한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레한드로 히아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은 사람들이 부활절 휴가 기간 가족을 방문하려 길을 나설 준비를 하자 아예 12일까지 국내 여행과 더불어 주류 판매와 소비도 금지했다. 부활절 축하보다 코로나19 확산 금지가 급선무라고 본 것이다.

그리스의 각 섬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지난주 중앙정부에 부활절까지 여행을 금지해달라는 요청 서한을 보냈다.

호주도 국경은 물론 각 주간의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부활절 휴가를 계획했다면 취소하라”며 “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려면 국내 여행을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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